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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훤림 Mar 22. 2024

넌 그러니? 난 이런데!  01

이성 문제 대화편 첫번째

"극복모녀의 도전스토리"를 마치고 나서 약간의 아쉬움 속에 그동안 딸과 했던 대화를 정리해 둔 메모를 꺼내보았습니다. 가까운 지인 중에 어떤 분이 우리의 티키타카 대화를 듣고 신기하고 때로는 웃기다고 해서,

그동안 정리해둔 것이었지요.

유치한 잡글이지만, 앞의 글에서 주저 없이 의견을 말하고 대화를 하는 분위기로 아이들을 키웠다고 했으니

어떤 식이었는지 궁금하신 분은 재미로 읽으셔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또 용감하게 꺼내 놓아 봅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하게 되었던 우리 모녀의 잡다한 일상 이야기들, 이성 문제, 가족 문제, 진로, 시사 등을 우리는 주로 화상통화를 통해서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낄낄거리며 수다를 떨었습니다만 읽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정리되는 대로 두편씩 올리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십시오.



1. 밥 먹고 나면


딸램 : 엄마, 걔가 자꾸 들이대려고 그래.

엄마 : 그러지 말라고 해.

            아직은 사귈까 말까라고 안 했어?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사귀는 게 확실하지도 않은데, 들이대긴….


딸램 : 요즘은 옛날보다 뭐든지 빨리 빨리

            돌아가는  세상이니까.



엄마 : 그래도 밥 먹고 똥 싸는 것은 똑같아.


딸램 : 거기에 밥 먹고 똥 싸는 게 왜 나와?


엄마 : 왜는, 상 차릴 준비도 안 하고,

           똥 쌀 거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밥만 먹겠다고 하면 되냐?

           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밥만 먹겠다는 녀석은 

           이미 싹수가 없는 거야.

           그러고 계획 없이 있다가 아무 데나 똥 싸면

           더럽고 냄새나.




딸램 : 상 차리는 건 어떻게 하는 건데?


엄마 : 메뉴도 정하고, 재료도 고르고,

           조리법도 공부하고,

           어디서 해 먹을지도 생각해봐야지.

           심사숙고해서, 계획적으로다가!


딸램 : 그렇게 뜸들이다 밥맛이 달아나면?


엄마 : 차라리 다행이지!

           좀 기다린다고 달아날 밥맛이면,

           별로 배 안 고픈 거네.

           그러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지.     


딸램 : 쳇!



2. 모험의 세계로


엄마 : 넌 왜 이렇게 남자 외모를 밝히니?


딸램 : 이왕이면 시각적인 기쁨도 있어야지.


엄마 : 똑똑하고, 능력도 있고, 키도 커야 한다며,

            그럼 너는?



딸램 :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다이어트도 하잖아.



엄마 : 있는 그대로의 너를 존중하고 사랑할 사람을  

            찾아야지. 너도 상대한테 그래야 하고.


딸램 : 있는 그대로의 내가 싫어서

            더 멋있어지려고 하잖아.

            멋있어진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서

            멋있는 사람을 만나야지.


엄마 : 참, 애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


딸램 : 그래서 보물섬 찾듯이 모험의 세계로 한 번 떠나

           보려구.  모험 떠나기 전에 준비할 게 참 많네.

           그런데 엄마는 잘생긴 사람 안 좋아?


엄마 : 좋지. 정우성같이 잘생겼으면서

            인성도 훌륭한 사람이면 더 좋고.


딸램 : 정우성이면 내가 당장 결혼한다.


엄마 : 좋아, 경쟁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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