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기 개인전
바느질 드로잉 라이브
정민기 개인전
2021. 11. 2. - 11. 14.
햇빛이 잘드는 이곳
정민기작가와의 인연은 옷깃이 살짝 스쳤는데,
그 옷이 가방에 걸리는 바람에 그 옷이 그냥 내 옷이 된 것 처럼
우연히 한 전시공간에서 인사와 명함을 주고 받은 뒤, 몇년 뒤에 지인을 통해 인연을 쌓게 되었다.
바느질의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듯이
전혀 연관 없을 것 같은 지점에서 엮여지는 것이다.
이 기묘한 인연의 모양새처럼
정민기작가의 작품은 정적인 형태의 바느질 행위와 흥(?)으로 발현된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엮여지고,
그 엮인자(작품)는 전시가 종료되면서 완전한 형태를 갖춰 잉태한다.
(작가는 이 사람형태의 작업물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생명체처럼 대했다.)
26도씨 햇/곳에서 정민기작가는 일정기간동안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을 sns 라이브 생중계를한다.
직전 신용재작가의 페인팅 현장과는 전시 기간 중 작업을 완성한다는 점은 비슷하나, 회화 실험과 제작에 집중한 그와 달리 정민기 작가는 작업 행위의 공유에 포커스를.맞춘다.
라이브 생중계를 하는 전시장은 공연장이자, 실시간 스트리밍이 행하는 onAIR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다. 마치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가 박제된 것과 같이 간간히 지나가는 행인들은 빠르게 피드를 넘기는 엄지손가락들과 같다.
작가는 햇곳의 유리창과 sns를 통해 작품 설치부터 철수 전과정을 라이브로 오픈하며, 온-오프를 허물어낸다. 그 허무는 과정은 공간 햇/곳이 미술 씬에서도, 인구동선과 산업성이 밀집된 지역에서도 벗어난 구도심 귀퉁이의 공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