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24-6.13 / 햇빛이 잘드는 이곳 / 청주
<고양이를 아라> 전시는 지금은 폐관한 충북 청주의 '햇빛이 잘드는 이곳' 이라는 공간에서 개최한 팝업전시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일 시기에 오픈하여, 운영이 잘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참여작가들의 지인부터 시작해서 '고양이',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작품과 굿즈를 구매, 교환하였다.
평소에는 윈도우 형태로 외부에서 관람이 가능하고, 4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전시들이 이루어졌던 '햇빛이 잘드는 이곳'은 코로나19 시기를 역으로 잘 활용하고자 노력한 것 같다.
'고양이를 아라' 전시에서는 '여기에 고양이 사료 주지마. 잡히면 손목을 잘라버린다' 라는 다소 위협적인 문구를 시트로 붙여넣었는데, 이건 전시기획자가 인터넷에 떠도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행위에 대한 경고문구를 이미지화하여 윈도우월에 설치한다.
이미지화된 텍스틑는 바로 문장으로 읽혀지지 않지만 문장으로 인지된 순간, 대상에 대한 혐오와 분노, 폭력성이 그대로 불특정다수에 노출이 된다. 내부에 전시, 판매되고 있는 귀여운 작품과 상품과 다르게 혐오의 메세지가 아이러니하게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길고양이에 대한 사회적 현상과 맞물러가고 있다. 또한, 당시 코로나 19로 발생하고 있었던 확진자들에 대한 혐오의 시선과 교차되는 상황 속에서 이 전시는 지역 작가들과 잔잔하게 치뤄졌다.
이 전시는 당시에는 연례행사로 진행될 여지를 남겼으나 전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와 상품성에 비해 장기적인 행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1회로 종료하였다.
기획자, 디자이너 다 재능기부로 이루어졌고, 작가들의 작품 및 굿즈 판매수익의 일부를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