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림 Jun 05. 2024

생각의 크기

인간과 신의 생각과 그 크기를 가늠하고자 할 때 인용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인간이 신을 만나 묻는다. " 하나님, 당신에게 1억 년은 어떤 의미인가요?"라고 묻자 하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저 한순간일 뿐이지." 그러자 인간이 다시 묻는다. "그러면 당신에게 1억 달러는 무엇인지요?" 이에 하나님은 "그저 한 푼일 뿐이지"라고 답했다. 그러자 용기를 얻어 인간이 말한다. " 오 하나님! 제게 한 푼 만 주시면 안 되나요?" 하나님 왈, "당연히 되고 말고. 한순간만 기다려주게나"


인간은 언제나 근시안적인 이익에 매몰되기 쉽다.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다. 기술 진보에 놀라기만 할 것은 아니다. 크게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우리가 일시적으로 겪는 기술에 대한 충격은 고려시대 사람에게 비행기를 태우고 텔레비전을 보여줄 때의 충격보다는 그래도 덜할 것이다.  AI 기술도 크게 보면 도구에 불과하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다만 그 변화에 대한 감식안을 가지고 활용하되 악용에 대한 경계는 풀어선 안 될 일이다.  


우리 인생은 짧고 비록 좁은 지구별에서 살아도 생각은 얼마든지 크게 할 수는 있다.  


1930년대 영국의 천문학자 제임스 진스는 "전 세계의 모래사장을 우주라고 치면, 모래 알갱이의 백만분의 1이 지구다. 하지만 우리가 우주를 두렵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보다 우주가 우리와 같은 생명체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 야망, 성취, 예술, 종교는 우주의 계획과는 무관한 일처럼 보인다."라고 한 바 있다.

  -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중에서


그렇지만 우리는 일상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리고 소중한 생명을 던지기도 한다. 아서 밀러의 작품 <세일즈맨의 죽음>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결국 그렇게 죽을 걸 왜 그렇게 사셨나요. 왜 원하지도 않는 존재가 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던 건가요?


아내는 남편의 죽음에 오열한다.  평생 보험영업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한 것도 모자라 아들의 사업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보험금을 타기 위한 의도된 자살이었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다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준 부성이었다. 

 

미국의 방송인이자 사업가 오프라 윈프리가 멘토로 꼽은 마야 안젤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성공이란 당신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고, 당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고, 당신이 그 일을 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이다. 


오늘도 70여 억 명의 인류가 원하지도 않는 존재가 되려고 발버둥 치는 삶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어진 일을 훌륭히 해내는 것 그 사이 어딘가에서 꼼지락거리며 지구별에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생각의 크기에 따라 우리 두개골 안의 1.5kg이 채 안 되는 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70억 개의 소우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Richard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Herbert von Karajan · Berliner Philharmoniker (youtube.com)

작가의 이전글 무위의 빈둥거림과 그 유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