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장훈, 2021)
준경(박정민)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을을 떠나야 한다. 그 마음은 커지지만, 준경은 드러낼 수 없다. 준경이 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간이역을 만들겠다는 준경의 의지는 한편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동일하다. 간이역 건설이 좌절될 때마다, 준경의 꿈 역시 무너진다. 이를 도와주는 인물이 누나 보경(이수경)과 라희(임윤아)이다. 보경과 라히는 준경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기적>에서 중요하다. 보경은 언제나 준경 옆에서 서사를 지탱한다. 반면, 라희는 장식적이다. 국회의원 아버지, 서울로 전학 등 그의 캐릭터 구성이 관습적이다. 라희는 서사를 추동하지 못하고, 예쁘게 포장만 한다. 이런 모습은 <엑시트>(이상근, 2019), <공조>(김성훈, 2017)에서도 있었다. 이는 배우의 연기 문제가 아니라, 영화의 캐릭터 설정 문제이다. 이 영화의 기적이 준경 가족에 한정된 것도 주변인물을 장식적이고 소비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202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