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고양이 레이

레이에 대한 소소한 고찰

by ile de moi

레이는 우리 집 둘째 고양이다. 첫째 살구와는 달리 개냥이의 성격과 ‘나만 바라봐’ 때로는 새침한 ‘뭐래 my way’를 일삼는 관종 고양잇과에 속한다.
레이의 특징 중 하나로 특정 한 명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게 보이는데, 그 특정인이 간혹 자리를 비워도 금방 가족 중 한 명을 대체하는 놀라운 변심력을 지녔다. 고맙게도 그 특정인은 주로 ‘나’인데, 종종 가족들의 질투를 유발하기도 한다.

(아마 레이의 최애 순위는 나 > 엄마 > 동생 혹은 아빠)


관종 고양이답게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을 때는 빠지지 않고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선 하품을 하며 누군가의 무릎을 스크래쳐 마냥 벅벅 긁으면 ‘앙’ 하고 소리를 낸다. 마치 ‘나 좀 봐봐, 쓰담해줘’라는 듯이


나는 레이의 최애인만큼 잠 메이트이기도 하다. 이게 가장 동생의 질투를 유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면 내가 없을 때 동생이 집에 와 내 침대에서 자도 레이는 안오기 때문-)

또 나로서는 희한한 점이기도 하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한 달로 따졌을 때 최소 80% 이상은 같이 자는 것 같다. 그리고 꼭 밤이 되면 방을 가자고 조르는 것처럼, 거실에 있는 나에게 울면서 보챈다. 내가 일어서면 방으로 먼저 앞장 서거나 따라와서 침대 밑에 벌러덩 눕는다. 올망졸망한 눈빛을 나에게 쏘아대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궁디팡팡 해주고 안아서 쓰담쓰담을 반복해준다.


골골 송은 이미 온 방에 울려 퍼진다. 그러고 나서 내가 잠을 청하자고 침대에 올라가면, 잠깐 나를 바라보다 침대 밑 밥그릇으로 향해 밥을 먹는다. 이게 가장 이상한 포인트이다. 분명 자자고 들어온 것 같은데 막상 내가 누우면 지는 밥을 먹는다?

아무튼 그러고 나를 침대에 눕혀놓은 채 유유히 방을 빠져나간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러다 포기하고 폰을 보거나 잠을 청하려고 하는 중, 불시에 침대 위로 시커먼 물체가 튀어 올라온다.
‘레이’다.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의 온도차

킁킁 이불 냄새를 몇 번 맡고는 내 허리 옆으로 혹은 다리 사이에(주로 여름) 몸을 기대 누워 살짝 그루밍을 진행하고 잠을 청한다.



오늘도 나는 레이와 함께 잠을 청한다. 비록 새벽에 잠시 사라졌다 아침에 다시 이불속으로 넣어달라고 들어올 테지만. 매번 익숙한 패턴이지만 매일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네가 나에게 행복을 주는 만큼 나도 너의 묘생에 그런 행복을 줄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구나.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글을 써 내려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비록 소소하지만 느끼는 따뜻한 행복감들을 생각으로만 말고 기록하고 싶어서.

레이야 고마워 -

새근새근 꿈나라로


언니랑 이번 여정에서,
함께 행복하게 즐거운 꿈 꾸며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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