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therapist Jan 25. 2024

그림으로 배우는 인생, 일곱 번째

일단 그냥 따라 하고 보는 거야!

미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가장 첫 번째 많이 한 숙제가 미술 거장들의 그림을 카피하는 것이었다. 데생이나 소묘는 말할 것도 없고 페인팅을 할 때도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따라 그리게 했다. 사실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다. 창작과 창의성의 꽃이라 불리는 미술에서 굳이 지나간 오래된 화가들의 그림을 왜 따라 그리게 하는지. 하지만 그림을 일단 따라 그리고 나면 깨닫게 된다. 어쩌면 카피가 기술을 익히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그 당시 대가들의 구도 잡는 법, 선의 강약을 조절하는 법, 명암을 어디다 어떻게 넣고 색깔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본인이 똑같이 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림의 중요한 기술들을 가장 빠르게 배우는 방법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배운 기술과 내 아이디어와 스타일이 만났을 때 개인의 유니크한 작품이 된다. 그래서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고 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그림을 모작한다. 그건 정말 좋은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건 비단 미술 쪽에서만 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글쓰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작가들의 글을 필사하게 한다. 음악도 댄스도 이미 유명한 가수의 곡이나 댄스를 마스터할 실력이 있어야 한다. 연기도 마찬가지이다. 모방이 공부의 가장 기본이 될 때가 많다.


이런 모방이 단순히 직업적 기술이나 실력을 키울 때만 도움이 될까? 나는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무작정 누군가의  삶의 태도를 한번 따라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물론 자신의 현실을 망각한 채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부자처럼 거만하거나 사치하는 삶의 태도는 무척 위험하다. 하지만  좋은 삶의 모델이 없어서 막막할 때, 인생에서 뭔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뭔가 잘 풀리지 않고 점점 악화되어 간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삶에서 어떤 삶의 자세나 선택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모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믿는다.


부부나 자녀 같은 관계문제나 혹 마일드한 우울증이나 불안이 있다고 느낄 때, 나와 다른 건강한 관계와 마인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떤 태도와 선택과 행동을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들과 비교해서 내가 일상에서 무엇을 달리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내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장의 작품을 눈으로 보는 것과 내가 그려보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때로는  별것 아닌 작품처럼 보이는 것이, 직접 그리다 보면 생각보다 어려울 때고 있다. 또 반대로 무척 어려워 보이던 작품이지만 사실상 그리다 보면 생각보다 쉬울 때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그림이 늘지 않았던 이유와 때로는 내가 가지고  있던 나쁜 습관을 찾을 때도 있었다. 이런 것들은 절대로 눈으로 깨달아지지 않았다. 직접해 봐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관계도 내 마음 다스리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은 것을 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하기 시작하면, 내가 얼마나 나쁜 언어습관, 부정적 사고등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좋은 습관으로 바뀌어지면 자연스럽게 관계도 마음도 좋아진다.


누군가의 삶의 좋아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면 그들은 나와는 어떤 다른 선택과 행동을 했는지 찾아보자. 그리고 그들의 작은 행동을 무작정 꾸준히 따라 해 보자. 완벽하게 그들과 똑같은 삶을 아니더라도 분명히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으로 배우는 인생, 여섯 번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