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기장 같은 내 브런치 글에 대한 자아성찰
언제부터였을까.
2012년 한 잡지에서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처음 글을 배우고 쓰게 되었다.
중학교 때는 천문학자, 심리학자, 변호사의 꿈이 있었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한 어여쁜 문학 선생님을 만나면서 국어 선생님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갈 때 쯤 성적에 맞춰 과를 선택하게 되면서 꿈이 사라졌다.
나의 대학시절은 꿈 없이 부유하는 나룻배 같았다.
취업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늘 날 따랐고 병에 걸릴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보험을 들듯 4년 동안 계절학기를 빠짐 없이 들어
복수 전공에 교직 이수까지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뭘 하고 싶다,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매거진의 피처 기자의 강의를 듣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 날 이후 난 처음으로 꿈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로 내가 쓴 글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것.
하지만 '글'이란 것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내가 어떻게 어디서부터 글을 써야 할지, 배워야 할지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왜인지 모르게 저 잡지사에 들어가면 공짜로, 심지어 돈을 받으면서 글 쓰는 법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딱 그 기자가 있던 매거진에 어시스턴트 공고가 났고 지원했으며 나름의 작은 경쟁률을 뚫고 피처 기자의 어시스턴트가 될 수 있었다.
사실 난 그 전부터 책을 많이 읽는 아이도 아니였고 딱히 문장력이 뛰어난 아이도 아니였다(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뭐든 처음 어떻게 배우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때 깨달은 것 같다.
그때 난 선배에게 많이 혼났고 많은 리라이팅을 해야했다.
그 당시 내 선배들이 강조한 것은 '솔직한 글'을 쓰는 것.
다양한 형용어구들로 꾸밈을 주는 글보다 가독성 있고 깔끔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이러한 경험이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향을 받는 듯 하다.
다양한 시집과 에세이들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문장력이 뛰어난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지만 결국 내가 쓴 글들을 보면 정말 단순하고 귀엽기 짝이 없다.
다만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읽기 쉽고 단순한 문장의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
아직은 내 개인의 일기 같은 브런치 글이더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울림이 되는 글을 쓰게 될 그 날까지 열심히 써보려한다.
더불어 이 시절의 내 솔직한 감정과 경험을 담은 순수한 내 글들도 나는 다 사랑해야지.
나의 서투름과 순수함이 그리울 날이, 부끄럽지만 이 솔직한 글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날이 반드시 올 거라 생각하며.
오늘은 알쓰(알콜 쓰레기)인 내가 맥주 500ml짜리 큰 캔을 무려 2캔이나 마신 날이다.
비오는 밤, 적당한 술 기운은 나를 쓰게 만든다.
일요일인 오늘도 여전히 백수인 나에겐 참 좋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