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뇌에 심는 중독회로
“기분이 안 좋아? 울지 말고 마이쮸를 먹어."
제게 안겨서 울고 있던 5살 딸에게 어린이집 선생님 중 한 분이 캐러멜을 쥐어주며 한 말입니다. 아이는 캐러멜을 받아 들고 훌쩍이며, 저에게 “엄마, 먹어도 돼?” 묻습니다. 저는 겨우 눈물을 그치려는 아이를 다시 울게 만드는 야멸찬 엄마가 되는 것 같아 마지못해 끄덕였고, 아이는 울음을 그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쉬운 방법을 여태 써먹지 못한 어리석은 엄마가 되었지요.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단 것을 얼마나 주어야 하나’ 하는 제 마음속 갈등은 계속되었습니다.
콜라를 마시는 또래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때면, 어쩌다 과자를 받고 허겁지겁 먹느라 옷에 잔뜩 흘릴 때면, 저는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큰맘 먹고 허락해 주면, “엄마 최고!”를 외치니 참 달콤한 유혹이었지요.
최근에는 설탕중독이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피곤하거나 우울할 때 우리 몸에서 나오는 코티졸 호르몬은 우리의 몸을 위기상태로 인식하고, 빠르게 흡수되는 에너지원인 당류를 필요로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달다구리’를 먹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우리 유전자의 본능이지요.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더 강하고 더 많은 양을 원하는 내성, 단 것을 먹지 못하면 불안하고 무기력해지는 금단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갈망, 내성, 금단, 통제력 상실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지는 설탕중독이지요. 설탕은 우리 뇌에 중독회로를 만들고, 이를 학습시킵니다.
아이들을 예뻐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주고 싶어서 과자를 건네는 어른들의 마음을 저라고 모를까요. 하지만 그 무심함이, 아이들이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마주하고, 드러내며, 스스로 이겨내는 기회를 가로막습니다.
울음을 사탕으로 바꾸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 자신의 고통을 무엇으로 바꾸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