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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지망생 Jun 18. 2024

난 한 달 뒤 자살한다 (D+...)

알코올, 도박중독자의 도피기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 글이 실화가 될 줄은 몰랐다. 그냥 If라는 가정하의 글로 생각하고, 글의 마지막에 이 글을 읽고 걱정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짠~ 사실 전 계속 한국에 있었습니다!"라고 할 계획이었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금 나는 수중에 가진 돈이 거의 없이 방황중이다


이곳이 어딘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겠다

이 곳은 일단 한국은 아니다


가상의 일이라 생각하고 글을 쓸 땐 '자살'이라는 것이 참 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단 한국은 돌아가지 싫어졌다

20대의 막연한 일탈이 아니라 돌아가서 일어날 일들이 너무나 두렵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난 오늘 하루를 살 뿐이다

이 글은 이국적인 바닷가 마을의 한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눈꽃빙수가게에서 쓰고 있다


나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면 참 여유롭고 편안해 보일 것이다

원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내일을 생각할 수 없는 처지지만 그래도 당장 내일 돈이 다 떨어져 죽어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에

그나마 안심하고 비루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진짜 인생의 막장에 몰리기 전에는 난 내가 꽤 생활력도 있고 강한 사람인 줄 알았다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예전 친구들에게 난 사막 한가운데 떨어뜨려놔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거라고 큰 소리 치곤 했었는데, 현실의 나는 그냥 갈 곳이 없이 막막한 40대 후반의 비참한 인생일 뿐이다


14년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던 술을 요즘 마신다


이 바닷가 마을에 온 첫 날 기분이 한껏 업되어 맥주 큰 거 2병, 소주 5병 정도를 마시고 이 곳 삐끼와 주먹다짐을 하고 경찰서에 끌려가 난동을 피웠다. 14년 전 있었던 일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을 보니 난 역시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맞는 게 분명하다 


사실 14년만에 다시 먹은 술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술을 끊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알코올의존증환자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냥 별 거 없다

술을 끊는다고 행복해지지도 않는다. 술을 다시 먹는다고 뭐 좋은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더라


그 난리를 피우고 5일정도 아예 술을 쳐다도 안 봤다

면세점에서 산 위스키는 이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어제 낮에 숙소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반주로 딱 한 잔 먹었다 


뭐 앞으로도 술을 그리 즐기진 않을 듯 하다

하지만, 과거 14년처럼 한 방울이라도 먹으면 세상이 끝나는 듯 살지도 않을 것이다


이 글의 발행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분간 떠돌아 다니면서 최대한 시간이 날 때 글을 쓸 생각이다 (술먹고 난동피울 때 오른새끼손가락이 부러졌는지 아직도 타자칠 때 욱신거린다)


이 글의 독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이런 쓰레기같은 글을 읽어줄 사람이 있는것도 신기하고...


그냥 답답해서 이 글은 내가 수중에 돈이 한 푼 없이 진짜 말라죽기 전까진 한 번 써 보겠다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한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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