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빅토르 Aug 07.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36일 차

아침 9시에 기상. 근데 체크아웃 시간은 10 시인 것을 10시 10분 전에 알았다. 친구 규원이가 보이스톡을 걸어서 오랜만에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지 모르고 떠들었다. 물론 전화하면서 짐 정리를 했지만, 체크아웃이 11시가 아니라 10시 일 줄이야. 집주인에게 11시에 체크아웃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당연히 가능하다고 한다. 너무 친절한 집주인 덕에 한 시간 더 여유가 생겨서 편하게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체크아웃하고 프라하행 플릭스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옆자리에는 파란 머리에 갈색 눈을 가진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서로 인사를 할까 눈치 살피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녀의 이름은 제니. 오스트리아 린츠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왔다고 한다. 같이 프라하까지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불편한 플릭스 버스 의자 때문에 내가 멀미를 해서 숙면을 취했다. 내가 제니에게 프라하에서 같이 놀자고 제안했고 혼자 온 제니는 좋다고 했다. 버스로 2시간 30분. 프라하에 도착해 대중교통 티켓을 타고 헤어졌다. 난 숙소에 가서 좀 쉬다가 시내로 갔다. 


처음 타보는 프라하의 트램. 항상 사진으로만 보던 프라하 트램을 내가 타니까 감회가 너무 새로웠다. 꿈을 이룬 것만 같은 기분. 앞으로 여행을 많이 할수록 이런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겠지. 그래서 난 여행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내로 가니 기분이 들뜬다. 구시가지 광장으로 가서 제니가 맥주 마시고 있다는 식당에 가니 제니와 처음 보는 한 백인 여자가 앉아있었다. 제니와 포옹으로 먼저 인사를 하고 그 여자와 인사를 나눴다. 그녀의 이름은 에스더.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한국.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진 세 명의 여행객이 체코에서 만나 여행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일단 그 식당에서 맥주를 더 마셨다. 맛있는 맥주와 피우는 담배향이 유독 더 괜찮게 느껴지는 프라하. 이 도시의 매력을 이렇게 느끼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맥주를 다 마시고 그렇게 가고 싶었던 까를교로 향했다. 프라하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거의 런던, 파리와 비슷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았다. 까를교에도 사람이 정말 많아서 사진을 찍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까를교에서 프라하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왜 다들 프라하라는 도시를 사랑하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계속 걷다가 기념품 샵에도 가고 대마초 파는 곳에도 들어갔다가 왔다. 난 당연히 대마초를 피우지 않았다. 아니 못 피웠다.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대마초를 하고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난 그 정도로 간이 크지 못해서 친구들의 권유에도 피우지 않았다. 향도 이상했다. 굉장히 독했으며 굉장히 중독성이 느껴지는 향이었다. 처음 맡아보는 향에 기침이 계속 나왔다. 우리나라가 대마초를 합법시키는 날이 올까? 아마 내가 100살이 되어도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다들 맥주만 마셔서 배가 고팠다. 그래서 우리는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포장해서 블타바 강이 보이는 곳에 앉아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예쁜 노을과 야경을 보니 프라하에 취했다. 왜 다들 그렇게 오고 싶어 하고 그리워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었다. 

우린 맥도널드 먹고 클럽으로 향했다. 클럽이 오픈하자마자 입장하니 사람이 좀 없어서 재미가 없었는데 12시가 넘으니 그때부터는 사람이 몰려서 정말 핫했다. 신나는 음악에 곁들어 마시는 칵테일과 위스키는 내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다. 새벽 2시까지 클럽에서 춤추며 놀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멋있는 친구들을 만나 멋있는 밤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작가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