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 차, 43일 차
42일 차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숙소에서 나왔다. 숙소에서 나와서 숙소 단지를 구경했다. 어제 늦게 도착해서 단지가 안 보여서 궁금했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괜찮은 단지였다. 근데 교통편이 좀 불편한 동네라서 만약 다음에 바르샤바에 와서 숙소를 잡는다면 이 단지를 잡지는 않을 것 같다. 한 달살기라면 몰라도 여행으로 온다면 안 올 것 같다.
단지 앞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에 공항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175번 버스. 한국가서도 생각날 것 같다. 이번 유럽여행 첫 버스이자 마지막 버스.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 175번 버스를 또 다시 탈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여행을 추억하면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방 검사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보다 늦게 공항에 도착한 잔디누나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비행기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후 12시 30분 인천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한국까지 약 11시간 30분. 기내식을 두 번 먹었고 와인과 맥주를 마셨다. 이상하게 비행기에 타면 평소보다 술이 더 맛있다. 기내식도 객관적으로 보면 맛있는 음식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맛있다. 비행기에서 잠을 자야 시차가 맞을텐데 오후 12시 30분에 출발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앵그리버드 게임을 하면서 한국에 도착했다.
43일 차 한국시간 새벽 6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 마음은 유럽에 있는데 몸은 한국에 있으니 한숨이 나왔다. 큐코드 제출하고 짐을 찾은 후 출국장을 나왔다. 출국장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엄마 아빠와 포옹을 하고 인천공항 지하에 있는 식당가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다. 입국해서 인천공항에 오면 꼭 김치찌개를 먹는다.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고 오늘 호주로 여행가는 연수누나를 만났다. 출국 며칠전에 만나고 파리 혁명기념일에 온라인으로 보고 처음보니 되게 반가워서 같이 사진을 찍고 여행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인천공항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안 가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 코 찌르고 집으로 오니 몸이 너무 졸렸다. 한국은 9시이지만, 내 몸은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었다. 근데 내일 일정이 있어서 시차를 맞춰야해서 잠을 안 자고 버텼다. 짐 정리를 하고 기념품으로 사온 마그넷을 정리했다. 나의 유럽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꿈을 꾼 기분이다. 43일 간의 유럽여행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이다. 이번 여행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고싶다. 나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