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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Nov 15. 2023

#시가 있는 겨울( 162) 가정법

              가정법  

                                 재환  

그가 다가오면, 나는 야수처럼 변한다

매사에 순종하는 야수가 아니라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갈구하는 야수로 변한다

그 세계에서 그는 순수한 상상의 나래로 날개 짓 한다

가보지 못한 세계를 동경하고

가본 세계는 더 공고히 한다

그는 마력을 지녔다

‘만약’이라는 만 입으면

못할 사랑도 없고

못할 성공도 없다

광장에 모인 군상들은 하나같이 이 마법을 먹고 산다

조금만 방심하면, 자신을 다잡지 않으면

이 야수는 살찐 돼지처럼

모험도 도전도 포기한 채 안주하고 만다

더 늙기 전에, 주저앉기 전에

겉이 화려하고 나약하기만 한 옻은 벗어던지고

치열하게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만약에’란 옷은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 본이가 아니라면

어울리지 않는 거추장스런 허울이다

단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요 아쉬움이다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내가 살찐 야수로 변하기전에

가정법의 세계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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