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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Sep 27. 2024

원운동에서 직선운동으로

안녕하세요? 정윤식입니다. A부장님의 후한 초대와 맛있는 생선구이로 타향에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던 어제저녁이었습니다.

 

저도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골프를 연습하면서 깨닫게 된 물리적인 원리가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를 이용해서 골프채를 이용해서 곡률을 이루는 아크(원, 포물선, 쌍곡선 등)를 만들어 내고, 결국 골프채는 골프공 사이의 거리(반지름 r)에 해당하는 순간의 원운동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드라이버 헤드가 스퀘어로 만들어지면 드라이버 헤드와 골프공이 컨택(충격)을 만들게 되고 드라이버 헤드는 미분이 0이 되는 지점(수직이 되는 지점)에서 직선방향으로 골프공이 뻗어 나가게 됩니다.

 

어릴 때 쥐불놀이 할 때나, 물맷돌을 던질 때에 보면 팔로 빙빙 돌리다가 어느 순간에 던지면 직선방향으로

튀어나가는 원리와 동일합니다. 골프채는 곡률을 이루는 아크를 구성하는 원운동을 하게 되고, 골프채와 골프공이 만나는 찰나는 직선운동을 하는 셈입니다. 골프채는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고, 골프채가 움직이는

궤적에 골프공이라는 물체가 닿으면 직선으로 뻗어가는 셈입니다.

 

골프채는 중심점 1개(원점) 또는 체중이동을 통한 중심점 2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원운동을 만들어냅니다. 그렇지만 골프공과 컨택하는 순간만은 곡률에 정확히 수직이 되는 순간의 찰나(미분값 0)는 직선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골프채는 궤적으로 보면 원운동을 하고 있고, 순간으로 보면 직선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생 전체의 궤적으로 보면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원을 그리고 원운동을 하며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원 반경이 크고, 어떤 사람은 원 반경이 작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원의 반경을 자꾸 크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커져버린 원 반경이 부담스러워 자꾸 아크를 줄이는 삶을 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원 반경을 돌아가는 속도를 크게 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점점 커져가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질주하는 등가속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저마다 자신의 인생의 궤적과 각속도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나외에 다른 사람과의 인생, 돈, 문화, 역사, 문명을 만나면 우리는 내 인생의 궤적이 아닌 그때의 미분값으로 우리는 튕겨져 직선으로 나아갑니다. 제가 A부장님을 만나면 저는 부장님과의 컨택으로 원운동에서 직선운동으로 변해서 튕겨져 나갑니다. 우리는 그런 걸 인연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관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누군가에는 골프공이 되어서 A부장님의 휘두른 골프채의 궤적에 맞아서 직선운동으로 변하기 합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는 골프채(주체)이자 타인에게는 골프공(객체)입니다. 서로가 각자의 원궤적으로 살아가지만 두 객체가 만나면 한 사람은 골프채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은 골프공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인생 전체로 보면 원운동을 하고

있지만, 순간순간은 직선운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생은 길게 보면 원운동이고 짧은 찰나로 보면 직선운동과 비슷합니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서로 만난 두 타자는 직선운동이 됩니다. 저도 내년이면 50살이라는 나이로 내 인생의 궤적을 그리면 살아왔고, 그 가운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찔레곤에서 A부장님, B팀장님, C대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자는 서로 컨택이 되어서 우리는

인생의 그린에 뻗어나가는 골프공이 됩니다. 때론 슬라이스, 훅이 나기도 하고 정타가 되어 가운데에 골프공이 갈 수 도 있습니다. 80타, 90타, 100타, 110타를 칠 수 도 있지만, 모두 동반자가 되어서 티박스에서 함께 티오프를 하고 결국에는 그린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긴 인생의 궤적에서 원운동을 하다가 2024년 9월 25일 찔레곤 모식당에서 찰나의 순간에 서로와 서로가 컨택이 되어 직선운동이 되어 인생의 페어웨이, 러프, 해저드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2타, 3타, 4타를 하고, 결국에는 모두가 다 기다려야 그린에 다 같이 마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라는 1번 홀에서 만났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난 후에는 어디에선가 다 함께 7번 홀, 8번 홀쯤에서 다시 만나서 티박스에 서게 될 것입니다.

 

어제저녁식사 즐거웠습니다. 다 함께 티박스에 올라서고, 그린에서 만나는 그날을 고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윤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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