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과 조연이 뒤바뀐 시대?

겉옷과 속옷은 누가 주인공인가?

by 디자인라운지

요즘 집콕을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리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의/식/주 중의 하나인 의류에 대한 변화도 많이 일어났다. 특히 기존에는 외출복에 신경을 많이 쓰고 철마다 구매도 했지만 요즘은 외출할 일이 많지 않은 관계로 겉옷을 구매하는 건수가 줄어들었다. 그런 이유로 패션회사 특히 외출복의 매출이 감소했다는 뉴스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외출복을 안 사는 대신 집에 있으면서 입을 수 있는 홈웨어의 구매건수는 늘어났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홈웨어가 잘 팔리는 시장은 아니었다. 외국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가운을 입거나 파자마를 입는 경우도 많지 않았고, 조금 더 디테일한 디자인들이 기대되는(?) 라운지 웨어도 평범한 사람들은 잘 안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냥 편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추리닝에 목 늘어난 티셔츠가 집에서 입는 홈웨어의 대명사였고, 여름에는 반바지 겨울에는 긴바지로의 길이에 변화만 일어나는 경우가 흔했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 대부분이 잠옷으로 집에서의 시간을 보내는 일상을 경험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밖에 못 나가는 시대가 되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지금의 시대는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집에서도 꾸미고 싶은 욕망이 생겼으며, 그것이 겉옷을 대체하는 홈웨어나 홈트레이닝을 위한 애슬레저 웨어 그리고 라운지웨어, 더 나아가 언더웨어로 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도 나 자신을 위해서 꾸미고 집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후줄근한 추리닝이나 늘어진 티셔츠 대신 몸매를 예쁘게 보이는 탑과 레깅스 그리고 액세서리 등 다양한 아이템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활발한 SNS 활동을 하는 요즘 추세에 맞게 예쁘고 화려한 연출을 위한 소품의 구매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 그러면 이쯤에서 제목에 적었던 문장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 주연과 조연이 뒤바뀐 현재의 상황을, 예전에는 우리가 의류 혹은 옷을 떠올리면 대부분 겉에 보이는 겉옷만 생각을 하고 속옷은 대충 입어도 겉옷은 예쁘게 또는 새 옷으로 시즌에 맞게 구비해서 입는 경우가 많았다. 항상 큰 이벤트가 있거나 아니면 계절이 바뀌고 또는 새로운 사회적 위치로 변화가 일어나면 꼭 그에 맞는 겉옷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그런 겉옷의 역할은 줄어들고 집에서 입는 이너웨어 홈웨어의 착장 비중과 역할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집에서 일도 하고, 집에서 운동도 하고 집에서 공부하며 차도 마시고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집에서 모든 일상을 해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바로 집이 직장이고 학교이며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집에서 입는 홈웨어나 이너웨어가 바로 지금 우리에게는 겉옷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부터 ‘패션의 완성은 속옷이다’라는 말은 있었지만, 실제 속옷에 큰 관심과 사랑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실제로 패션의 완성이 언더웨어가 될 정도로 관심과 사랑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겉옷에 신경을 쓰던 것이 홈웨어나 이너웨어로 옮겨간 것이라 판단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최근에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의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바빠서 또는 시간이 없어서 신경을 못 쓰던 것들이 하루 종일 집에서 있으니 잘 보이게 되고, 손보고 고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나 가전제품과 가구 그리고 집에 필요한 여러 가지 소품들도 매출이 증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곳도 있다고 하니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다시 홈웨어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금처럼 주연과 조연이 바뀐 이런 시대에 한번 변화가 생긴 이런 현상이 다시 지난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답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 생겨버린 관심들로 인하여 앞으로 홈웨어나 이너웨어의 다양한 구매욕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그런 이유로 관련 제품의 디자인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 시장도 커질 것이고 장사도 잘 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소망도 꿈꾸어 본다.

이전 08화레깅스는 가고 조거 팬츠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