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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라운지 Feb 20. 2023

소창원단으로 신소재를 보는 새로운 눈을 찾다.

왜 신소재는 새로워야 하는가?

제목을 쓰고 나니 참으로 이상한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단어의 뜻 그대로 신소재이면 새로운 소재를 의미라는 것은 당연한데, 이런 단어의 뜻을 무시하고 신소재가 새로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류는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현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왔다. 눈을 뜨면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는 그런 시기를 우리는 살아왔다. 물론 현재도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가 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에 참 공감을 하게 되었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지금 나오는 것은 기존에 있었던 것을 변형하거나 융합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여기서 잠깐, 지금은 앞서 언급한 말의 진위를 판단하는 시간이 아니므로 각자의 판단에 따라 생각만 하면 될 것이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슬프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참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이 되었다.


다시 제목에서 언급한 신소재의 이야기를 해보면, 더 이상 우리가 인지하는 신소재가 없다면 앞에서 미리 이야기한 내용처럼 기존의 소재를 융. 복합해서 새로운 활용 방법을 찾는 것이 신소재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리적 화학적으로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것도 신소재의 발견이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소재를 변형 또는 새로운 활용 방법을 찾는 것도 신소재의 발견(?)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우리가 오래전에 이미 발견해서 사용 중인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등의 소재에 여러 가지 물리적 또는 화학적인 변형과 융. 복합의 과정을 통해서 신소재를 만들어 낸 것처럼 전혀 새로운 소재가 아니라도 쓰임새와 목적에 따라 기존에 없던 형태의 신소재를 만들어 냈던 사례를 보면 될 것 같다. 화재의 위험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를 개발한 사례도 있고, 입었을 때 조금 더 시원하거나 따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원사에 여러 가지 변형을 해서 냉감 또는 보온 섬유를 만들어 낸 사례도 있다. 웨어러블 소재를 만들기 위해 섬유에 전류가 통하는 소재를 만들어 전기적 신호를 이용하여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 예도 있다.


그런데 이런 소재의 직접적인 변형을 통한 신소재의 개발이 아닌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바로 기존에 이미 개발이 되어 있는 소재의 새로운 쓰임을 찾는 것도 신소재의 개발이라고 우기고 싶은(?) 것이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던 신소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 의해서 말이다.


우리가 자주 들어본 천연 소재인 면 소재가 있다. 면 소재는 지금도 우리가 참 많이 사용하는 소재 중의 하나이다. 물론 예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방식의 소재는 아니다. 기계로 제직을 하고 원단을 짜는 방식도 다르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면 소재는 실의 굵기와 폭 그리고 실의 가닥 수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만들어진다.


광목도 있고 무명도 있다. 그리고 소창도 있다. 다들 면으로 만든 전통적인 의류 소재이지만 이제는 자주 우리가 옷으로 사용하는 소재가 아니다. 예전에는 많이 사용했던 의류소재이지만 지금은 불편하고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부 제품에서 사용을 하고 있다. 천연소재만큼 자연 친화적이고 사람에게 좋은 소재는 없다. 그런데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 보다 더한 편리성 때문에 무명이나 소창 등의 소재는 외면받고 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이 예전과 같지 않고 점점 더 오염이 심해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시기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천연 소재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용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피부에 트러블이 있거나 몸에 체열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제품으로 사용을 하고 있다. 특히 천연소재의 특성인 인체친화적인 통기성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적인 상황이나 문제이기도 하고 다양한 증상에 따른 상황이 너무나 다양해서 비 전문가 입장에서 그 증상이나 효과를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화학섬유에 비해 탁월한 통기성이 주는 여러 가지 효과는, 입어본 사람들 후기에서 잘 알 수 있다. 속옷에서부터 이너웨어 원피스 그리고 두건 모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천연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화학적인 염색을 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천연염색을 통해서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염색을 한 제품도 있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행주나 손수건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이불이나 테이블보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앞에도 이미 언급했지만 이런 흔한 사용방법 이외에 속옷을 소창원단으로 만드는 예도 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와도 잘 맞는 신소재의 개발 즉 기존 소재의 새로운 사용처의 발견이 그 예이다. 보통 속옷은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야 입기가 편하다.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잘 늘어나야 입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잘 늘어나는 성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무줄을 원단에 넣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화학섬유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물론 면으로 조금은 신축성이 있는 소재를 만들 수도 있지만 고무줄과 함께 짠 소재와는 늘어나는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안 늘어나는 소재는 속옷으로 입기에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트러블이나 통기성이 필수적인 사람에게는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입을 수 있는 그런 우수한 효과들을 많이 보았다. 실제 제품화해서 판매되는 속옷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주 만족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소창원단에 대한 아주 작은 예를 들어서 이야기는 했지만 다른 소재도 충분하게 그 새로운 사용방법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존 소재에서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용처의 발견, 신소재의 새로운 영역을 찾아보는 것도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비즈니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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