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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라운지 Aug 12. 2023

자신의 페이스를 잃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팔랑귀는 실패하기 쉽다

예전부터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의사결정에 다른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귀가 얇다’는 표현을 하는 사람도 있고 ‘팔랑귀’라는 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좋게 표현을 하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고 나쁘게 표현을 하면 줏대가 없는 갈대 같은 멘털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의 평판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다수의 기획자나 창업자를 만나는 일이 많은 직업의 특성상 제품의 기획단계나 브랜드의 론칭 초기에 이런 성향을 가진 오너나 디자이너를 만나면 참 난감한 경우가 많다. 일단 처음과 다른 전개가 진행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여러 번의 수정을 통해 컨펌한 내용이 주말이 지나면 다른 방향으로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제품이나 브랜드가 아닐 때 더욱 심하다. 주위에서 장사가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판매가 잘 되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말이다. 제품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장기간에 잘 팔리는 제품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시기에 따라서 제품의 판매가 영향을 받는 때가 더 많다. 상황에 따라 제품의 수명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제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을 하기 전에 반드시 트렌드와 여러 가지 분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와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제품의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은 이미 기획한 제품이 유니크한 장점이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제품만의 고유한 장점이 있고 거기에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 시장의 상황을 판단해서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가 한참 경제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던 시절에 선진국의 잘 팔리는 제품을 카피해서 판매하는 상품이 참 많았다. 일명 ‘짝퉁’이라고 불리는 가품들이다. 물론 지금도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품들이 제조되어 전 세계에 판매가 되고 있다. 뭐 꼭 중국에서만 가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많은 부분을 중국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아직도 판매가 잘 되고 있는 패션 아이템 중에 레깅스가 있다. 지금은 살짝 정점을 찍고 내려온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판매가 잘 되고 있다. 몇 해전에 레깅스의 열기가 뜨거웠을 때는 평상복으로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해외에서 전해진 스포츠 웨어인 레깅스가 여러 가지 국내 트렌드와 맞물려서 정말 폭발적으로 판매가 된 시기이다. 레깅스를 전문으로 만드는 브랜드도 생겼고 기존에 있던 의류 브랜드에서도 모두 레깅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레깅스의 유행에 힘입어(?) 원래의 고유한 목적이었던 스포츠 목적으로 입던 레깅스를 사람들이 일상복처럼 입기 시작한 것이다. 뭐 안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국내 정서와는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레깅스를 만들던 많은 브랜드가 아직도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답은 아니다. 물론 아직도 전문적으로 스포츠웨어를 만드는 브랜드와 에슬레저의류를 만드는 브랜드 그리고 아웃도어 브랜드 등에서는 레깅스가 잘 팔린다. 하지만 고유의 제품이 아닌 의류를 트렌드를 반영해서 만들었던 캐주얼 브랜드나 다른 복종의 브랜드는 이제 레깅스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각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품은 이제 판매가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레깅스가 안 팔린다고 해서 그 브랜드가 실패했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나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단일 제품의 생사(?)에 대한 문제이다.


다른 예로 얼마 전까지 반짝 유행했던 여성용 사각팬티를 예로 들 수 있다. 자고로 사각팬티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여성용 사각팬티는 우리가 인지할 정도로 제품이 출시된 경우가 거의 드물다. 하지만 여성들이 사각팬티의 장점과 편리함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다수의 브랜드가 여성용 사각팬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소재와 컬러 그리고 디자인을 변형해서 아주 많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응도 좋았고 판매도 잘 되었다. 소셜크라우드 펀딩에서도 결과가 좋았다. 그렇지만 출시하고 긴 시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여성용 사각팬티 제품을 찾아보면 예전과는 상황이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전반인 판매가 줄어들었고 심지어 판매를 중단한 곳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제품이 아예 사라지거나 더 이상 사람들이 안 사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판매가 잘 되고 있다. 다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브랜드가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평정(?)이 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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