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느새 Jul 01. 2022

꾸준함에 대하여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니는 것이 힘든 이유  하나는 꾸준함 때문이다.

꾸준함은 여기저기서 등장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예뻐지기 위해서도. 건강하기 위해서도. 집을 잘 정리하기 위해서도.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환경을 생각하기 위해서도. 모든 성취 뒤에는 꾸준함이 버티고 있다. 모르지 않다. 꾸준히 경제신문과 재테크 도서를 읽으면 투자에 해안이 생길 것이다. 한자 공부도 꾸준히 하다 보면 급수 시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생길 것이다. 꾸준히 건강식 레시피를 찾아보고 로컬푸드 매장을 이용해 채식요리를 한다면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인간에게는 꾸준함을 벗어나고픈 자유의지가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게는 체육대회 줄다리기 결승전만큼이나 양쪽이 팽팽하다. 한쪽이 긴장감이 풀어지면 여지없이 반대쪽으로 쏠리고 만다. 이유야 그다음에 붙일 수 있다. 무궁무진하게 생긴다. 자기 합리화 자격증이 있다면 1급도 문제없으리라.


셀레스트 헤들리는 '바쁨중독' 에서  1760년 영국에서 산업 시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사람들 대부분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부터 조상 대대로 이어온 관행대로 살았다. 그들의 하루는 해가 뜨면서 시작되어 해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면 끝이 났다. 사람들의 생활은 새의 생활과 비슷했다. 라고 했다. 현시대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일하며 자신을 채직질하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꾸준히 일을 해온 우리는 노는 방법을 잊었다고 한다. 여유가 생기면 불안해 한다고 한다. 그래서 뭐라도 생산적인 일에 자신을 내몬다고 하는데 나의 이야기 인줄 알았다! 멍하니 창밖을 볼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운동과 자기개발 수업과 미래를 위한 커리어를 위해 아이의 시간표처럼 빼곡하게 내 시간표도 채웠다. 그런데 몸이 반응하는것이다. 여유를 가지라고. 하루 빠지라고.


어제, 수영을 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유를 붙였다. 카페에 가서 과제를 미리 해놓자. 그럴싸해 보였다.

수영복 대신 노트북을 챙기며 나는 자유의 희열?을 맛본다. 제도에서 벗어나는 기쁨이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 라는 명제까지 간다(오버다 오버) 알람에 복종하여 스케줄을 가는 대신 그냥 내 맘대로 하는 거.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거. 즉흥적으로 떠나는 거.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자유 행동 메뉴는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도 3시간뿐이다. 가끔 수업에 빠지고 발길 따라 나돌아 다니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이상하게 스트레스가 풀린다. 어쩌면 빠질 희열을 위해 등록을 한 것은 아닐까..! 나 자신을 의심한다. 저녁이 되면 스멀스멀 후회에 저며 든다. 오늘 수영 다녀왔으면 몸이 덜 무거울 텐데, 오늘 키판없이 연습한다고 했는데.

8살때부터 12년간 개근한 지독한 꾸준함의 관성이 나를 채근하지만  나이 불혹에 욕구를 참지 못하고 나돌아 다닌다. 지랄 총양의 법칙처럼 꾸준함 총양을 이미 다 채워버렸을까. 아님 처음부터 꾸준함이란 없었을까.


일주일에 한편. 일기를 쓰는 것이 무엇이 어려운 것일까.

머릿속에 동동 떠다니는 문장들과 사유들과 단어들을 그저 늘어놓기만 하기라도 하자.(지금처럼) 약속을 지키자 그거면 됐다 싶은데도 막상 줄다리기가 시작하면 끌려가기 일수다. 그런데 어제 처음으로 출석체크의 모두 동그라미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마음먹었다. 반만 하자. 반만 하자 마음먹으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 마음의 자유의지에도 자리를 내어주고 인정한거 같아 편안해졌다. 더불어 죄책감과 꾸준하지 못하다는 자책에서도 슬쩍 한발을 빼본다. 나의 목표는 반이다. 한번 하고 한번 못하면, 못하는 한번도 수많은 고민과 혼돈속에 결정을 내리며 본능을 쫒아가는 것이므로 그 또한 의미있다.


리듬은 소리의 움직임이다. 그것은 맥박, 심장 박동, 호흡 방식과 관련이 있다. 리듬에는 오르내림이 있다. 리듬은 우리를 자기 자신 속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자신을 벗어나게도 한다._에드워드 허쉬




바쁨중독_매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셀레스트 헤들리


들어가는 말_ 우리는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가?


1부_ 바쁨 중독에 빠지다

1장 삶의 속도는 왜 이렇게 빨라졌을까?

2장 증기 기관이 변화시킨 노동 습관

3장 노동은 선이고, 게으름은 악이다

4장 시간, 돈이 되다

5장 일이 집으로 들어오다

6장 더 많이, 더 빨리 일해야 하는 여성

7장 일은 정말 필요한가?

8장 우리에게 강장 필요한 기본 욕구

9장 과학 기술이 문제일까?




                                                                                                                                Photo by Ankush Minda

작가의 이전글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