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 세대의 투표가 시작된다

청소년 모의투표운동을 앞두고

by 평화

청소년지도사로 일하는 나는 요즘 한 가지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준비 중인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이다.


4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5월 30일과 31일 사전투표, 그리고 6월 3일 본투표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생각보다 촘촘하다. 도지사와 교육감 후보를 대상으로 청소년들이 직접 선택하는 ‘모의투표’를 운영하며, 우리는 하나의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청소년은 이 지역의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모의투표는 단순히 어른들의 투표를 흉내 내는 활동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후보자의 공약을 살펴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기준을 세운다. 어떤 후보가 우리 지역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인지, 청소년의 시선으로 판단해 보는 시간이다.

청소년의 선택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교육의 한 주체로서 청소년이 내는 목소리를, 지역사회가 조금 더 귀 기울여 듣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소년 모의투표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동안 전국에서 18만 명이 넘는 청소년이 참여했고, 참여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18세 선거권 역시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청소년 당사자들의 꾸준한 요구와 실천 속에서 만들어진 변화였다.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모의투표는 진행됐다. 만 17세 이하 청소년 17,466명이 전국 198개 시군구에서 참여했고, 내가 있는 지역에서도 600여 명의 청소년이 자신의 선택을 표로 표현했다.

현장에서 일하며 내가 자주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청소년은 아동과 청년 사이에 놓인 ‘낀 세대’라는 점이다.

아동에게는 수당과 바우처가 있고, 청년에게는 정주 환경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는 무엇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종종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정작 청소년 스스로는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모의투표 과정이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정치는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의 삶과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는 시간 말이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꽃은 피우는 것보다, 피운 뒤가 더 중요하다. 당선 이후에도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비판을 받아들이며,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나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한 표를 던지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아직은 연습일지라도, 그 한 표가 쌓여 결국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참여는, 변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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