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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daum Feb 09. 2022

어린이집 교사

사명감이 없으면

사회초년생  나의 첫 직업이 어린이집 교사였다.

아이들을 좋아했다 뿐이지, 전문지식 없는 생 초보에게  덜컥 5세 담임을 맡겨주었던 그 주먹구구식 시절..(예전에는 미술학원 등록 업체도 종일반. 반일반. 담임제로 운영되었었다. 나는 미대졸 이력으로 미술학원  취직)


첫 월급 50만 원 인가..

9시 30분부터 6시까지 근무하고 받은 돈이었다.

아이들의 등원차량 지도  나가는 한 주는 꼬박 한 시간을 차량 돌며 하루를 시작했고,

아이들이 3시쯤 하원 시간이면 또 꼬박 한 시간 차량을 굽이굽이 돌았다.


반일반 아이들이 하원하고 나면,

종일반 케어와 반 청소. 정리. 놀이터 청소. 정리  그리고 그날 있었던 일지 정리..  하루를 나랑 보내었던 아이들의 보호자님과의 통화.   퇴근6시  하지만  제 시간 퇴근은 어려웠다.


그때야말로 열정 가득한 사회초년생의 열정을 담보로 착취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아이들 졸업시키면 그만둬야지.. 싶어 기회를 보고 말을 하면 다시.. 사람과의  정으로  다시 주저앉는다.


아이들을 보살피고 키워낸다는 보람도 있지만, 고된 어린이집 생활로 기억된다.

그렇게 20대 첫 직장생활을 하였다.

(사진속 아이들은 내긴  첫 담임으로 맡은 아이들이였다.

이 아이들이 이제 26살 정도 되었을것이다. 한명 한명 기억이 전부 난다.)


시간이 흘러 나는 아이들을 낳고 다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어리바리 20대는 없어졌다.

조금은 능숙한 보육교사가 되었다.

마지막 근무했던 년도에는 주임교사로 마무리 지었다.


내 아이를 키운 경험과 그동안의 경력들로 익숙해질 법했건만.. 여전히 보육계는 열악했다.


그나마 처음 일했던 환경에 비하면 보조교사 지원. 철저한 근무시간. 아이들 적정인원 반배치  등등 개선된 환경도 있었다.

하지만 , 늘 바쁘고 화장실 한번 제대로 못 가서 방광염은 달고 살았으며 아이들 밥 먹이느라 내 입으로 뭐가 들어가는지 확인도 못하는 나날들이었다.


경기도 위치한 어린이집  (구석에 아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면서.. 가장 마음 아프고 기운 빠지는 일같은 업종에 자격 미달되는 교사들로 인해 싸잡아서 저평가되거나 욕먹을 때였다.


학대를 당한 아이. 부모님들 얼마나 마음 아프고 속상할지 감히 가름도 안된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서 열심히, 정성스럽게 아이들을 돌보는 대다수의 선생님들의 땀방울조차 함께 외면되는 것 같아서 슬펐다.


만1세 여아 팔골절

어린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저지른 그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고 영구 자격 박탈을 해야 한다. 다시는 보육시설에 근무  못하게  못 박아야 한다.


예전, 울산, 충남 당진에서 바늘 학대 사건도 충격으로 기억한다.

그들이 얘기하는 그 바늘은.. 착한 바늘이라 칭하며 아이들 발바닥. 손을 찔러 흉터까지 남기는 악행을 훈육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였다.


내가 보육교사로서 5년 근무하면서  열악한 환경도 힘들었지만,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시선이었다.

하는 일에 비해 박봉과 많은 업무. 거기에 잊을만하면 터지는 어린이집 학대사건 보도.


정직하게 일했던 동료들이 하나 두울 떠날 때  하는 말들이.. 아이들은 너무 예쁘지만.. 나하나 제대로 한들 사회적 시선을 바꿀 수도 없어 몸과 마음이 지친다고 하였다.


당시 함께 열정적으로 20대를 보냈던 동료들의 이야기다.


세상에 직업은 많다.

누군가는 보육교사가 천직이고 꿈꾸던 직업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직업일 수도 있다.


내가 거쳐온 직업이지만, 나에게 보육교사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보람되지만   힘든 일이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것일지도,


마치며,  현장에 근무하는 올바른 보육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생한다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잠시 흙탕물을 일으켜도 힘내라고, 우린 믿는다고 말해본다


-전직 보육교사 na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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