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는 오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daum Feb 20. 2022

나에게 그림은

주말 오후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의 종류는 눈에 얻어걸린 건물도 그리고 좋아하는 배우 얼굴도 그리고 사인펜을 이용해서 그림도 그린다.


취미생활을 가진 시기는 아이들 어릴 적 유치원. 학교 보내고 낮시간 동안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며 보낸 시간들이 쌓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

.

나의 완벽주의적 성격 탓에 내 기대치에 차지 않는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는,

이 그림이 괜찮은가?

선보여도  욕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내려놓긴 쉽지 않았었다.

그래도 용기 내어 내어놓았을 때  다행인 것은, 늘  나의  보잘것없는 그림들을 멋지다고 칭찬해주는   주변인들과 온라인상의 인친들이었다.


가끔은,  내가 느끼기에  과한 칭찬을 받을 때면 내가 뭐라도 된듯한 착각에 빠져서 앞날을 거창하게 꿈꾸게 되기도 한다.

낮 시간동안 독학하던  시절

나에게 그림은 늘 어려우면서  좋아 죽는.. 그런 애증의 대상이다.

콧대 높던 입시 시절, 원하는 대학에 못 가면서부터

 "그림이 왜 성적순이야!"  

비판을  해대는 어린 10대 시절이 있었고,

대학에 가서는 원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허울뿐인 현실도 비판했었다.


나에게 그림은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 괴짜 미술 선생님의 말 한마디, "너! 그림 그려봐라. 재능 있네"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설레었고 그 말씀을 전달받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갑작스럽게 학원을 등록하게 되었다.


커버그림을 그리던 시절

철없던 시절 나는 배고픈 화가를 꿈꾸었고,

배고픈 화가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소위 말하는 대박 치는 화가로 성공하는 꿈을 꾸었다.


아쉽게도 그림에 대한 열정은 삶에 찌들어 뒤편에 밀어놓고 살게 되었다.

.

.

20대의 열정과 희망. 꿈을 간직한 채  내 나이  40이 넘어 온라인 세상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의 코어 콘텐츠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 내가 원하는 것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림이었다.


아, 그런데 오래 쉬었고, 제대로 그렸던 시절은 입시 때가 전부 같은데., 가능할까?

망신당하면 어쩌지?

이 세계에는 넘사벽 그림 달인들이 널리고 널렸는걸!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성격상 결정이 빠를 뿐, 그 안에서는 치밀하고  피 터지는  3차 대전이 벌어진다.)

워밍업으로 캘리그라피

그렇게 나는 제2의 그림을 그리는 삶을 시작하였다.


여전히 내가 뽑아내는 그림들이 하루 지나면 허점투성이로 보이긴 한다.

더 잘 그릴걸,

더 세밀하게 해 볼걸,

더, 더, 더!

그렇게 2년 넘게 매일같이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성장하고 있다.


아직  꿈을 꾼다.


베타랑들이 보기에는 한없이 부족해 보이는 그림일지라도  내가 배우지 않은 분야의 그림들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독학으로 해나가고 있으니 , 또 그 그림들을 아낌없이 칭찬해주는 온. 오프라인 지인들이 있으니 , 지금은 경쟁이 아닌 나 스스로 즐기며 그리고 있다.

안준걸의 프리미엄 펜화 독학시절

취미 책을 사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그리고 익힌다.

입시미술이 아니니 형태가 정확할 필요도 없다.

조금 삐뚤 해도 나름의 맛이 있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림으로 뭔가 해나갈지, 지금처럼 취미 생활로만 이어갈지,

아무도! 나조차도 모른다.

거창한 꿈 안 꿔봤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단 지금 즐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것을 수줍게 자랑하는 지금에 그저 만족하며 살 뿐이다.

펜화에 이어서 마카채색

나는 부자다.

돈이 많아서 부자가 당. 연. 하. 게! 아니다.

취미가 많은 부자다.

늘 나는 이야기한다.

한번 사는 인생.. 하나의 캐릭터로만 사는 거 아깝지 않나?


나의 다른 부캐는 바로.. 그림쟁이이다.

배부른 그림쟁이가 되면 조금 좋겠지만~  아직 철이  덜 든 것인지 배고픈 그림쟁이도 좋다.

내 그림을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나를 웃게 해 준다.

가장 최근 인물화

나에게 그림은,

숨 쉴 수 있는 숨구멍이다.

간절하게 원하고 욕심나고 질투 나고 나를 좌절하게 하지만!

결론은 나를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관찰하느라 눈이 침침하고 묘사하느라 손가락이 쑤셔도 그림은 지금 나의 삶에 빠질 수 없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에게 숨 쉴 구멍 하나 있다는 것에,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

.

고된 인생을 살면서 당신에게는 어떤  숨 쉴 구멍이 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스. 파. 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