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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ack Jan 24. 2022

밀고 당기는 본능

인류는 밀고 당기는 것 중 무엇을 더 많이 선택할까?

밀당, 밀고 당긴다. 언듯 보면 연인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거나 또는 확증을 갖기 위해서 주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감정적인 밀고 당기기 말고도 육체적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밀고 당기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너무나 기본적이고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행위이기에 아무런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항상 매일 같이 같은 행동을 하곤 한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행동의 데이터를 한번 수치화해보자. 만약 눈앞에 문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문을 한번 연다고 상상을 해봤을 때 과연, 미는 쪽에 가까운가 당기는 쪽에 가까운가? 어처구니가 없지만 주로 쓰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사고를 해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미는 쪽이 더 유리한데 그 이유는 진행 방향에 따라서 무게를 주는 행위가 힘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란 걸 몸이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펀치 기기에 주먹을 날릴 때 가만히 주먹으로 내리치는 것보다 달려오면서 내리치는 힘이 더 클 것이라고 즉각적으로 알게 된다. 그 합리적인 움직임을 몸은 기억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문을 열 때 우리는 미는 것으로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한테 던지고 난 직 후 나는 동네 타르트가 유명한 카페에 앉아서 들어오는 손님의 행동을 하나하나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 카페의 문은 앞 뒤로 이중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고,  어디에도 '미세요 또는 당기세요'라는 문구가 쓰여있지 양방향으로 열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 문이다. 실험의 기준은 가게를 들어오는 손님들로 지켜보았다. 실험은 2022년 1월 9일 일요일 아침 11:45분부터 2시간가량 지켜보았고, 그 시간 동안 총 17 팀의 손님이 그 카페에 방문을 하였다. 과연 17 팀 중 몇 팀이 문을 밀고 들어오고 몇 팀이 문을 당기고 들어왔을까? 한번 추론을 해보자. 나는 이 실험을 계획했을 때 이미 마음속의 확증을 갖고 있는 상태였고, 그러기에 객관적인 실험의 형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50:50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입증하기 위해 지켜보았는데, 그 가게에 방문한 17팀의 손님 중 무려 86.6%의 손님이 당기며 들어왔다. 정확히는 15팀이 당겨서 들어왔고 지켜본 결과 2팀뿐만 밀고 들어오는 결과를 갖게 되었다. 물론 이 수치는 단기간에 이루어졌었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행해졌기 때문에 정확한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당기는 본능이 더 크다라고 생각한 나에게는 첫 번째 증거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본능적으로 왜 당기는 힘이 강하다 믿는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 이론을 뒷받침 해줄 예시가 두 가지가 있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웰라이프 붐과 함께 건강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헬스장 또는 다양한 운동을 경험함으로써 취미를 즐기며 살고 있다.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모두가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었는데, 이렇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활동을 접하게 된다. 신조어 또한 생겼는데, 헬스장을 처음 접하게 된 부류의 사람들을 칭하는 용어로 헬스 + 어린이를 합쳐 만들어진 합성어 '헬린이'라고 단어가 생겼고 운동 구력이 높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헬린이라고 부르게 되는 웃지 못할 요소 또한 생겨났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는 헬린이와 당기는 힘과의 상호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헬스장을 처음 오게 된 헬린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운동이 90% 이두박근 운동이다. 이두박근이란,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인 전완근과 어깨의 중간에 팔뚝에 위치하고 있는 근육으로 앞으로는 이두박근 뒤 에로는 삼두박근이 배치가 되어있다. 통상 이두박근의 뜻은 두 개의 큰 근육이 형성되어있기 때문인데, 이 근육들은 당기는 작용을 돕는다. 물건을 들거나 줄을 당기거나 팔씨름을 할 때도 이두박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왜 '헬린이'들은 이두박근 운동을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걸까? 나는 그 이유가 본능에 있다고 본다. 본래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로서 이 세상을 살기 이전에 인류의 조상은 수많은 종들로서 파생이 되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초원에 터를 잡고 살고 나무에 살거나 또는 나무를 빠르게 타거나 빠르게 넘어 다니는 등 많은 종으로 진화되어 살다가 점차 멸종을 맞이하며 우리 인류가 나오게 된 것인데, 때문에 당시 생존에 가장 유리한 근육인 당기는 힘을 곧장 잘 사용했었고, 그 당시 주로 쓰던 근육들이 수 만년의 DNA 속 기억을 통해 남겨져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비슷한 예로 개들이 늑대에서 파생된 종이여서 다른 운명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쓰는 하울링을 들었을 때 어느 종의 관계없이 본능적으로 반응을 한다는 점과 갓 태어난 바다거북 새끼가 본능적으로 물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것처럼 DNA는 많은 것을 담고 있고 그것이 수만 년 또는 수억 년 동안 모든 생명체가 진화해 온 발자취이다. 때문에 인류 또한 그동안 이루어진 진화 속에서 생존의 유리한 근육인 당기는 힘을 몸으로 기억함으로써 아직도 그 본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당기는 본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또는 누군가는 미는 힘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또한 당기는 힘이 본능적으로 생존의 유리한 힘이라고 입증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근거가 필요로 할 것이다. 만약 이 데이터가 확실하게 입증이 된다면, 디자이너인 나로서는 앞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고안할 때 생각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다. 디자인이란 인류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학문으로 더욱더 힘을 들이지 않고 물건을 사용하고 또는 다룰 수 있으면 그만큼 잘 만들어진 디자인이 아닐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본능에 대한 고찰은 밀고 당기는 힘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양하게 벌어질 인류의 긴 행동 습관에서 앞으로 적용되어 앞으로 디자인 학문에 더 많은 기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디자인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해보면 너무나 기대가 되고, 이러한 행동의 습관들이 더 많이 발견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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