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인류의 도구
2022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항상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기술들이 상당히 진보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음식을 담고 있는 그릇부터 타고 다니는 자동차 지금 내가 쓰고 있는 2013년형 구형 맥북 프로 까지 겉으로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생각보다 많이 진화되었고 우리의 삶이 과거의 비해 송두리채 좋아졌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고로 우리는 우리의 일생이 진보 되었고, 우리가 더 영리해서 혹은 더 똑똑해져서 이런 문명을 이루고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이러한 시각이 다 옳다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번도 더 똑똑해진적도 더 나은 문명을 이룬적이 없다. 물론 수천년 또는 수만년을 걸쳐서 발견되고 수많은 실험으로 부터 나온 결과값: 새로운 물성과 물질을 다루는 테크닉, 을 이야기 해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 무엇도 달라진적이 없다.
BBC 팟캐스트에서 한때 이런 주제로 방영을 했던 적이 있다. 인류의 역사에 대해서 또 가장 중요한 농업혁명에 대해서 인류학자가 나와 과거의 인류의 행동과 습성에 대해서 연구된 자료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프로그램이 있다. 팟캐스트에서는 농업혁명말고도 그 전에 수렵생활과 빅토리안 시대때의 배경 등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곤 했는데, 팟캐스트에서 아주 흥미로운 대화가 들렸었다.
"현생인류와 과거인류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정말 한가지도 변한 것이 없어요. 그때 삶과 달라진적이 없거든요"
프로그램진행자와 인류학자가 들판을 걸으면서 했던 이야기인데,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인류가 지금 수세기 동안 일궈온게 얼마나 많은데 황당한 소리가 아닐 수가 없다. 변한것이 없다니 말도 안되는 넌센스라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말 변한적은 한번도 없다.
문명이 시작한 이례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활동을 하며 칼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음식을 다듬고 불로 익혀 먹으며 저녁이 되면 집에 돌아와 여가시간을 보낸다. 자 이제 비교해보자, 과거로 돌아가보면 우리의 선조들 또한 아침에 일어나 농사를 지으러 떠났으며 잘 다듬은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칼로 음식과 고기를 다듬고 저녁이 되면 사냥과 수확물을 들고 집에와 여가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달라진 점이 있는가?
물론 과정에서 우리는 기계라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 조금 더 편리하게 일을 하지만 그들에게 동일하게 기계라는 물건이 주어졌었으면 우리와 동일하게 사용하고 활용하며 일을 처리 했을 것이다.
런던박물관에는 런던에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문화재들을 만날 수가 있다. 그곳에 가면 선사시대때 부터 로마가 런던을 점령했을 때 시기 중세를 지나 산업시대까지 다양한 유적이 전시되어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선사시대때의 유물이다. 돌을 깎아서 도끼형태로 쓰던 도구를 버리고 흑요석을 통해 더 날카롭고 견고한 칼을 갖게된 시기 인데, 그 당시 유물을 보다보면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식기랑 다를게 없다. 형태는 조금 편하게 가듬어지고 내구성을 위해 철을 연마하여 만들지만, 원초적으로 같은 용도로 쓰기에는 손색없이 날카롭고 견고하다
이런 시각으로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요소들을 다시 잘 들여다보면, 새로운것이 아닌 과거의 선조들이 일궈 놓은 형태로 물건이 재구성 되었다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물론 우리의 삶은 그 전보다 훨씬 과학적이며 효율적이고 견고하며 편리해졌지만, 용도와 형태 그리고 디자인까지 변함없이 조금씩 변화해 왔다는걸 인정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것을 다시 반복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조건 새로운 것을 통해 우리는 진화했고 발전한다고 여기는 분류의 사람도 존재한다. 100% 모든 디자인들 혹은 현재의 제품들이 그렇다고 단정할 수 는 없지만 대체로 실제로 존재해왔던 여러 물건들을 잘 살펴보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 것 사용되었던 과거의 물건으로부터 발생한 근거로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근거들이 꼭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는 것이, 이러한 제품의 디자인적 특성은 앞으로 일어날 디자인에 대한 지표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인류의 행보는 앞으로 우리가 행해질 행동과 연결되어있고, 우리는 이미 사용되었던 형태의 도구를 현재에 알맞게 최적화 된 방법으로서 제작하여 창작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사람들의 생활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생각하는 학문이라고 저번에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의 우리가 밟아온 행보를 절대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새로운 것은 생길 수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들은 없으며 50년 전에 생각하는 사람들의 미래와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다르지 않고, 현재에서 바보 같다고 생각이 드는 아이디어나 제품 그리고 과거의 제품들이 미래에는 주목받는 제품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따라서 디자이너란 이러한 과거의 인류가 사용했던 물건의 형태와 삶의 형태를 연구해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지표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을 해보고,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 우리의 과거의 유물들이 다시 재구성되어 현대시대의 또 하나의 유물이 되길 바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즐기는 물건이 앞으로 미래의 세대에게 또 다른 유물이 되어 그들이 발전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듯이 말이다.
이 글이 디자인과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디자인이란 학문에 대한 정의는 모두가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다르고, 누군가는 학문적으로 누군가는 예술적 혹은 심미적으로 평가하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이자 가끔씩 글을 쓰는 나에게 디자인이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소비를 하게 될지에 대한 지표를 정해주는 학문이고 이러한 생활 패턴은 과거로 부터 수 만년 간 동일하게 이어져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러면 우리가 현재 살면서 만들고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모든 것들이 수천 또는 수 만년 뒤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