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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멘토 Dec 24. 2020

공기업 면접,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차이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하는 방법

우선, 이번 글은 다소 길지만 끝까지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늘 그렇듯, 저의 글이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채용시장을 겪으며 깨달은 바를 하나의 팁으로서 전달하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렵게 서류와 필기를 통과했다면, 이제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남아있다. 처음에 공기업 취업준비에 진입한 취준생들을 보면 필기의 문이 너무나도 높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필기보다는 면접의 허들이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준비가 된다면 필기는 계속해서 통과하지만 면접은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필기에서 탈락한다면 ncs를 더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면접에서 탈락한다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감점을 받았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취준생들은 '면까몰' 즉, 면접은 까 볼 때까지 모른다는 말을 하곤 한다.


면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경쟁자들과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필기시험의 경우 차별화를 할 필요가 없으나 면접에서는 내가 경쟁자들과는 이런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고 이것이 귀 사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나와 경쟁자들의 차별화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본인만의 경험을 스토리텔링으로 엮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글에서 평범한 경험을 차별성 있게 스토리텔링화 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해보겠지만, 이는 사실 평범한 경험을 기업이 선호하게끔 포장하는 스킬일 뿐이므로 경험 자체가 특별한 스토리와는 경쟁하기 쉽지 않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사회가 요구한 대로 살아온 취업준비생이라고 가정하자. 의무교육을 마쳤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지상과제로 준비했고, 그렇게 대학에 들어와 4년 간의 큰 자유가 주어졌더니 정작 무얼 해야 할지 몰랐다. 뒤늦게 취업으로 방향을 정했더니 시장이 만만치가 않다. 그나마 자신 있는 것이 공부해서 시험 보는 것이고 요즘 공기업을 많이 뽑는다고 주변에서도 많이 준비하는 것 같다. 알아볼수록 워라밸이나 조직문화 등 뭔가 괜찮아 보이고 취준 진입장벽이 낮은 것 같아 진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조금씩 다르겠지만 아마 위의 케이스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에게 다른 경쟁자와 차별성은? 크게 없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위의 케이스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멘토링, 봉사활동, 학교 취업지원팀의 행사 등에서 만나는 취업준비생 후배들을 보고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취업 자체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왜냐면 취준생 당사자들조차 자신이 공기업을 준비할 것이라고는 1~2년 전만 해도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자신의 진로를 빨리 결정하여 준비하기 시작했고, 또 타깃 기업까지 명확한 친구들을 만나면 그 질문의 깊이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만약 면접관이라면 누구를 뽑을지는 자명하다.


기업 입장에서 취업준비생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는 바로 '로열티'이다. 얼마나 우리 조직에 대해 알고 있고 준비해왔으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이 사람이 우리 조직에 충성할 것인지를 가늠한다. 흔히 "지방 근무인데 괜찮겠어요?" 같은 것이나, 기업의 "ㅇㅇㅇ사업에 있어서 어떤 방향이 올바르다고 보는가?", "오늘 아침 보도자료를 보셨나요?" 같은, 회사에 관련된 질문 등은 넓게 보아 이 '로열티'를 검증하려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본인이 실제로 해당 기업이 워너비 기업이라 너무 잘 알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그렇게 보일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바로 '현직자의 이야기를 듣고 가는 '이다. 학교의 취업지원팀을 통한다면 재직 중인 선배를 어렵지 않게 접촉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흔쾌히 도와줄 것이고, 만일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인 등 본인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현직자를 찾길 바란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최소 두 명 이상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명은 가장 최근 입사자, 그리고 한 명은 3-5년 정도 근무 중인 현직자이어야 한다. 만일 둘 중 하나만 접촉에 성공했다면 그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회사 선후배에게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가장 최근 입사자

가장 최신의 면접전형 트렌드를 경험하고 또 뚫고 그 자리에 간 사람이다. 즉 면접장의 분위기, 면접에서 들은 질문, 어떤 식의 답변이 선호되는지 등 면접시험 자체에 대해 알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유하자면 이것은 연필로 선을 그리는 것과 같다.


3-5년 차 현직자

3-5년 차 현직자가 필요한 이유는 실무진 중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이들은 회사가 현재 어디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슈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나 대응책은 무엇인지, 미래에 어디로 나가고자 하는지 등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또한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의 생각이나 성향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또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사실 회사 내부의 의견과 다른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에 대한 것들도 어느 정도 이들을 통해 알고 갈 수 있다. 이런 것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반드시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그림에 비유하자면 이것은 색을 칠하는 것과 같다.


특히 회사의 현재 이슈와 대응책을 알고 간다는 것은 출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면접 질문에 대한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면접관이 회사의 이슈에 대한 대응책 같은 것을 질문할 때에는, 면접자가 엄청난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실제로 그런 해답을 내놓을 수도 없다. 다만, 답변이 학생스러우냐 즉 아마추어 같으냐 프로 같으냐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인사 담당자를 하고 싶은  명의 지원자가 입사  하고 싶은 직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A라는 지원자는 "인사 담당자를 하고 싶다. 인사가 만사라고들 한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결국 기업의 성장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ㅇㅇㅇ한 경험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 직무에 기여할 역량이 있다."라고 답변하였고,

현직자를 통해 회사의 조직문화가 신입사원은 인사 직무에 배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최근 회사가 ㅇㅇ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B지원자는 "인사 담당자는 현장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ㅇㅇ사업 같은 경우 미래에 주력사업이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먼저 ㅇㅇ사업 업무를 경험하고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인재를 배치하는 합리적인 인사담당자가 되고 싶다."라고 답변하였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 A의 답변도 무난하지만 B의 답변은 보다 면접관에게 ‘정말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갖고 오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다. 사실 위의 방법은 비단 공기업뿐만 아니라 어떠한 기업의 면접에도 모두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다.


오늘의 결론

면접을 가기 전에 최근 입사자와 3-5년 차 현직자를 접촉하여 이야기를 듣고 가자.
결국 회사의 최신 트렌드를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잘 아는 것은 현직자다.
보도자료, 연차 보고서 등은 한 박자 느릴 수밖에 없다.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차이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실무진 면접관과 임원진 면접관의 차이에 대한 나의 생각에 대해 쓰고자 한다. 같은 질문을 받고 같은 답변을 했음에도 실무진 면접에서는 합격하고, 임원진 면접에서는 탈락했던 경험이 있다면 다음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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