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 근육을 태운 한 주
월요일.
휴무일이라 혼자 헬스장에 갔다. 함께 운동하는 형에게 사사한 새로운 운동법을 적용했다. 머신을 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5kg의 가장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을 한다. 15개를 아주 천천히 근육의 움직임을 활성화하면서 관절을 예열하는 식으로 한다. 그리고 휴식 없이 바로 한 단계 위인 10kg로 무게를 올리고 10개를 한다. 이전보다 힘을 더 줘서 약간 빠르게 한다. 아, 한 발로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한다. 그래야 운동하는 쪽 다리 외에 다른 다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그렇게 1세트가 끝. 각 종목마다 5kg부터 40kg까지 7~8세트를 했다.
레그 익스텐션과 레그 컬을 한 다리 씩 진행하면 내 두 다리 양 쪽의 근육량이나 가할 수 있는 힘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이 균형을 잡기 위해 10년 가까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머신은 5kg 단위로 중량을 올릴 수 있도록 맞춰져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운동법으로 운동을 하는데 매 세트, 매 회수마다 같은 무게를 들어 올리는데도 다른 느낌이 들었다. 무거운 느낌이 미세하게 들되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긴장감을 내 몸에 갖추고 그 무게를 근육의 자극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반복 횟수가 많다 보니 하체 깊숙이 뼈와 맞닿아 있는 근육의 시작점부터 하체 모든 근육 부위에 골고루 자극을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하체의 앞 뒤 근육에 차곡차곡 천천히 자극을 밀어 넣는다.
머신으로 예열한 골반과 무릎, 발목 관절을 살살 풀어준다.
이후 본 운동인 스쾃를 하기 위해 다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인다.
어깨와 승모근 사이에 20kg짜리 빈 봉을 얹고 천천히 내려가 본다. 스쾃의 무게 중심은 발바닥에서부터 자극 점을 찾는다. 발가락과 뒤꿈치 중간에 무게가 얹힐 수 있도록 천천히 집중을 하며 내려온다. 그래서 100kg 이상으로 고중량을 할 때는 트레이너와 관장님이 부재할 때를 노려 신발을 벗은 채로 스쾃를 한다. 그러면 자극 점을 찾고 유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레그 익스텐션과 레그 컬로 하체의 힘을 모두 뺀 상태에서 내가 들 수 있는 무게의 50% 정도로만 스쾃를 하려고 했다. 20kg 빈 봉으로 20개 정도 했을까. 목에 핏대가 선다. 하체라기보다는 온몸의 힘을 끌어다가 겨우 20개를 채운 느낌이다. 정말 알뜰하고 꽉 차게 운동을 한 느낌이다.
무릎이 좋지 않은 탓에 나는 스쾃를 할 때 신중하게 한다. 매 횟수마다 무게를 올릴 때마다 다시는 다치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스쾃를 대체할 수 있는 머신 운동을 한다. 자주 하지도 않는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느낌에 따라 중량과 볼륨을 조절한다.
그런데 느낌이 왜 이렇게 좋을까.
10년 가까이 운동을 배우면서 어깨에 얹은 60kg의 바벨을 내 하체 근육만으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받아 내렸다가 천천히 끌어올리는 느낌이 생경했다. 60kg의 무게를 오롯이 이끌어 올리는 느낌에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쥐어짜 지며 미세하게 손상이 가는 느낌을 받았다. 관절에 무리를 받지 않으니 좀 더 무게를 올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게 올린 무게가 어느덧 130kg를 넘었다.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갈 것 같은 겁이 나서 멈췄다. 원래는 100kg로 내가 들 수 있는 스쾃 무게를 제한했었다. 그런데 100kg로는 1세트에 10개 정도까지 가능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성장을 했나 싶다.
매번 진부하게 하는 운동이지만 이번 주만큼은 하체 운동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하체 운동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씻으니 갑자기 온몸에 피로가 몰려온다. 그리고 수요일.
이틀 정도 회복기간을 거친 후 운동 파트너와 함께 위와 동일한 운동 방식을 수행했다. 대신 관절 보호를 위해 무게는 월요일보다 20% 정도 낮춰서 진행했다. 대신 휴식시간은 짧게 빨리 끝내려 했다.
수요일 이야기는 다음 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