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으로 탄핵이 인용되었습니다

봄이 왔다

by 한스푼






오전에 집을 나섰다. 호전 중이던 아이의 독감증세가 다른 양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경고등이 뜨면서 경고음이 들렸다. 몇 번을 해도 같았다.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없다. 아, 탄핵 선고 때문이구나… 결국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 뒤에 나란히 앉아 창문을 열었다.


초조했다. 아침부터 다시 열이 나는 아이와 갑자기 들어온 차의 경고등, 호출되지 않는 택시까지 탄핵 선고의 좋지 않은 예고편일까 두려웠다.


웅성웅성하던 버스 라디오에서 갑자기 한 문장이 또렷하게 들려왔다.


“8:0으로 탄핵이 인용되었습니다…”


손에 땀을 쥐는 스포츠도 제대로 못 보는 쫄보라 탄핵심판의 직관도 포기한 나였는데, 생각지 않은 장소에서 그 결과를 들은 것이다.


그제야 창밖으로 벚꽃들이 보였다.


12.3 이후 아직도 겨울인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봄은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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