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윤시 Apr 28. 2024

#1 그곳은 내게 언제나 봄

겨울에는 꼭 홍콩을-. 

학교 친구들과 홍콩 여행을 떠났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몰아보고 갔던 홍콩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었다. 

현지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것 같았던 그곳은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나를 웃게 만들었다.  






하늘 위에 둥둥 떠 있을 때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진다. 언니는 홍콩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두꺼운 책을 손에 쥐고 비행기에 올랐다. 난 책장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어릴 적엔 비행청소년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다. 


근데 뭐야. 비행하는 거 꽤나 재밌잖아? 물론 그 비행과 이 비행은 많이 다르지만- 

어쨌든 나는 비행을 즐기는 어른이 되었다. 우스운 말장난이지만 이런 뚱딴지같은 유머가 좋다. 


홍콩 택시 드라이버~


혁오의 노래 중에는 '홍콩 택시 드라이버~'라는 가사가 있다. 홍콩에 오면 그게 하고 싶었고, 역시나 바람을 이루었다. 홍콩의 택시는 초록과 빨강이 섞인 귀여운 자동차였다. 알아들을 없는 광둥어에 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우리는 미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숙소로 향했다. 지갑에 있는 돈을 계산하며 올라가는 미터기를 바라보는 그 긴장감마저, 여행의 묘미 아닐까? 

(어찌 됐든 우리는 예상했던 금액을 벗어나지 않는 금액을 지불하고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했다!)


내 취향이 이상한 건가? 난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비언어적 표현들로 대화를 채워나가는 행위가 싫지 않다. 음.. 사실 좋은 편에 가깝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나의 시선은 상대의 이목구비로 향하게 되는데, 그렇게 집중하면서 소통하는 게 꽤 맘에 들어서일까. 난 소통의 어려움이 주는 답답함이 좋다. 




홍콩은 정말 딱 홍콩만의 분위기가 있다. 유럽 같기도 하고... 하와이 같기도 하고.. 동남아 같기도 한 이곳은 


"홍콩"


홍콩에 도착한 첫날은 한걸음 걷고 카메라를 들고, 또 한걸음 나아가 카메라를 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홍콩이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 설명하려면 밤을 새야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글은 일단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번엔 홍콩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찾아오도록 하겠다-.! 



매번 겨울이 되면 추운 한국을 벗어나 따듯한 동남아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던 내게 홍콩은 새로운 선택지가 되어주었다. 2월의 홍콩은 초록색으로 가득한 완연한 봄이었다. 이제 내게 홍콩은 더 이상 왕가위 감독의 영화 촬영지가 아니라 따듯하고 자유로운 곳이다. 겨울마다 찾아가 몸을 녹이고 싶은 그런 곳이다. 



앞으로 써 내려갈 홍콩의 기억을 통해 당신의 마음에도 햇빛이 들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