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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빛 Mar 07. 2022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 안 특별해서 특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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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콜롬비아의 어떤 산속에는 ‘엔칸토’라고 불리는 마법의 마을이 있다. 마드리갈 가족은 그들이 가진 능력을 이용하여 마을의 조화와 평화, 안녕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미라벨의 외조모인 ‘아부엘라’가 경험한 기적을 시작으로 마드리갈 가족은 대대로 어느 때가 되면 능력(gift)이 생기고, 능력에 걸맞은 자신만의 방을 갖게 된다. 미라벨은 유일하게 능력을 받지 못하였지만 가족들이 마을 사람들을 돕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도 이에 흠이 되지 않고자 노력하였다.
사촌 동생 ‘안토니오’가 능력을 받던 날,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지만 미라벨은 이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마법의 집 ‘까시타’에 금이 가는 환영을 보게 되고, 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가족 내에서 금기시된 ‘브루노’ 삼촌의 방에 들어가게 된다.
미라벨은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가졌던 브루노가 왜 사라질 수밖에 없었는지, 집이 무너지는 환영과 그 환영의 중심에 자신이 있는 예언의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점차 알게 된다.


‘안 특별해서 특별해’상을 탄 미라벨(출처: 네이버)

“안 특별해서 특별해” - 평범함의 가능성

미라벨은 마드리갈 가족 중 유일하게 능력(gift)이 없다. 마법이 필요한 순간, 모두들 그녀를 향해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고, 행하였다.
세상은 1%의 특별한 사람들과 99%의 평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특별한 인물로 소개되는 괴력의 능력을 가진 ‘루이스’는 능력이 사라졌을 때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가장 두려워하였다. 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능력이 없는 자신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기쁨을 줄 수 없는 존재처럼 여겼을 것이다.


반면 미라벨은 가진 능력이 없음에도 ‘나도 어딘가 도움을 줄 수 있겠지.’ 하며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 한정된 영역이 아닌 여러 곳에 가능성을 둔 것이다. 만약 미라벨이 자신의 역할을 한계 짓고, 그 한계를 인정하면서 살았다면 가족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가족의 재결합을 이루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99%의 평범한 사람 중 1%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어쩌면 특별함은 능력이 아니라 사람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마법의 집, 까시타 - Bloom where youre planted


까시타는 마드리갈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마법의 집이자, 그들의 보금자리이다. 가족이 요청하는 어떤 것이든 척척 보여주며, 필요한 순간에는 알아서 그들을 돕는다. 까시타는 마드리갈 가족과 분리할 수 없는 존재이며, 마드리갈 가족의 또 다른 자아라고도 할 수 있다.

#. 까시타에 나타난 균열(crack)은 곧 마드리갈 가족의 갈등과 분열을 상징한다. 내외부적으로 깊어져 가는 그들의 불화를 시각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회복의 장소이다. 미라벨은 까시타가 무너지는 것이 마드리갈 가족의 붕괴에서 비롯됨을 깨닫게 된다.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토록 미웠던 언니 ‘이자벨라’에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이는 그녀가 한걸음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이자벨라 (출처: 네이버)

#. 어디서든 꽃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자벨라는 완벽함의 상징으로 타인으로부터 아름다움, 우아함을 강요받고 있었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미라벨과 말다툼을 하던 순간, 처음으로 아름다운 장미가 아닌 날카로운 선인장을 만들어낸다. 송곳같이 가시 돋친 감정도 그녀의 것임을 인지함과 동시에 자신의 결함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이때 흘러나오는 노래 “What else can I do?”는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은 자신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삽입곡이었다.
인물들이 까시타 속에서 성장하는 것을 보며, 이 문장을 떠올렸다.
“Bloom where youre planted(당신이 뿌리내린 곳에서 꽃을 피워라).”



마드리갈 가족(출처: 네이버)

마지막 장면에는 미라벨이 새로 지어진 까시타의 문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전에는 능력을 가질 자만이 자신의 방문 앞에서 문고리를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가족을 화합시키는 능력(gift)을 증명하였으므로 충분히 문고리를 돌릴 자격이 있었다. 그녀는 반짝이는 새 문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I see me, all of me.”




엔칸토는 자신이 가진 평범함 혹은 결함을 인정하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내는 개인과 이러한 개인이 모여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뛰어난 가족들 사이에서 특별하지 않지만 그만의 특별함을 따라가던 미라벨은 현실을 살고 있는 미라벨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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