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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Yu MD Dec 04. 2020

의대생이 경험한 해외 의료 이야기 #2

케냐 이야기②

'의대생이 경험한 해외 의료 이야기'는 블록체인 기반 SNS인 스팀잇(https://steemit.com/@jisang)에 업로드했던 글을 일부 수정하여 올립니다. 


병원 밖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1. 호스피스 방문 

호스피스는 완치 불가능한 질병 말기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환자의 집을 방문해 진통제, 영양제, 항생제 등과 같은 약들을 건네주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옵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환자를 방문하면서 임종까지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죠. 

 호스피스 가정 방문으로 케냐의 일상생활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요.  집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나무판자로 벽을 세우고 슬레이트 지붕을 얹었습니다. 이런 집도 있고 흙벽으로 만든 집도 있더라고요. 사진에는 없지만 바깥에는 판때기? 같은 곳에 식기들이 모아져 있었습니다. 세제는커녕 정수 시스템이 없어 깨끗한 물로도 씻지 못하니 수인성 질병(미생물이 물을 통해 전파되어 발생하는 질병)에 취약할 것이라는 사실은 뻔하죠.

저와 같이 갔던 학생이 열심히 차트를 쓰고 있네요.

집 안으로 들어가니 오른쪽 얼굴에 림프종을 앓고 있는 환자가 누워있습니다. 거리가 너무 멀고 차도 없고,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이러한 방문 진료가 도움이 됩니다. 아직 풋내기 학생이었지만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정말 열심히 차트 작성하고 필요한 약들을 전달해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병원에 직접 방문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는 호스피스 방문이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2. 커뮤니티 아웃리치

케냐 정부에서는 지역마다 임시 진료소로 쓸 수 있는 건물을 지어놓았습니다. 영어로 'dispensary'라고 불리는 이 건물들은 상태가 썩 좋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지역 의료에 있어서는 중요한 시설이라고 볼 수 있죠. 정기적인 예방접종, 가족계획, 상처 소독 등의 기본적인 진료를 하게 됩니다.


드넓은 언덕 위에 디스펜서리 건물 하나 지어져 있습니다.

 텐웩 병원에 있던 간호사들 및 케냐 대학생 봉사자들 4~5명 정도와 함께 아기들에게 예방접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들은 아직 걸어 다니지 못하는 아기들을 등에 업고 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대단한 엄마들은 아이를 업고 산 넘고 물 건너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온다고 합니다. 예방접종을 맞을 곳이 이 곳밖에는 없기 때문이죠. 어머니의 대단함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어머니들이 예방접종을 위해 디스펜서리에 왔습니다.

3. 케냐 아이들과의 만남

같이 동행했던 학생의 재능 나눔으로 컬러링과 크레용을 병원에 입원에 있는 환아들과 병원 근처에 사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퀄리티 좋은 스케치북과 크레용을 구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는 기뻐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유달리 그곳에 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 귀여웠습니다. 


2018년 1월 8일 자 연세의료원 소식 801호.  제가 아이들과 직접 찍은 셀카가 실렸네요. 참고로 저는 이광섭 학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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