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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Feb 14. 2024

추억 가득, 생애 첫 <강화도> 여행!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조양방직~석모도 보문사~연미정

여행일자 : 2024. 1. 14.(토)~15.(일)


2024년 1월 주말, 오래간만에 쏘카를 이용해 강화도 여행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저녁 전부터 눈이 오기도 했고, 계획을 짜고 간 것이 아니다 보니 일부 방문지는 문이 닫혀있기도 하는 등 잘 맞아떨어진 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는 여행지를 군데군데 가서 만족스러웠다.




경양식 식당, "뉴욕뉴욕"

강화도 도착이 마침 정오 시간이라, 사기 행각으로 바로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었던 분의 학창 시절 단골로 널리 알려진 경양식 식당 "뉴욕뉴욕"을 방문했다. 나의 어린 시절 먹었던 돈가스와 수프 맛처럼 느껴졌던, 양도 맛도 흡족했다.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는데, 고풍스러우면서도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 예쁜 인테리어였다. '넥스트 타임'에도 올 마음이 있을 정도로 '아엠 신뢰'에요! 아주 특별한 맛집 식당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화도에 들린다면 겸사겸사 식사하기에 좋은 식당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큰 기대를 안 하고 간 곳인데 굉장히 인상 깊었고 좋았다. 한국에서 최초로 지어진 한옥 성당답게 이색적이었다. 기와 건물이면서도 한쪽 끝에는 단청이 아닌 십자가가 달려있으며, 벽돌로 이루어진 외관의 조화.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았기에 보는 눈이 즐거웠다.

 

 무엇보다도 내부 예배당에 들어갔을 때가 인상적이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세월이 느껴지는 붉은 목재 기둥과 천장으로 이루어진 그 모습에서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예배당 양쪽에는 성당과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옛 사진이 액자로 전시돼 있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조양방직

어떻게 이렇게 멋진 곳이 있을 수 있을까!? 여기는 찐이다. 꼭 가야만 하는 곳이다.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을 그저 예쁜 카페인줄만 알고 갔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다. 카페의 탈을 쓴 미술관이자 전시관, 아니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 건물 내부의 옛 물건을 중심으로 한 수많은 전시물과 야외공간의 각종 조형물까지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곳이었다. 이런 곳인 줄 알았다면, 조양방직에서 반나절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계획을 짰을 텐데.


 조양방직에서 한두 시간 내로 차 마시고 나갈 계획이었다가,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또한 그 공간이 좋아서 예상보다 훨씬 길게 머물렀다. 덕분에 계획된 일정과 많이 어긋났고 결과적으로 교동도에 늦게 도착, 눈까지 내려 여행이 순탄치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양방직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여행지든 간에 남녀노소 및 개인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다. 그런데 조양방직은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주저 없이 누구에게나 추천해 줄 수 있는 곳이다.


석모도 보문사

1일 차 마지막 행선지는, 교동도의 전망대에서 일몰 풍경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눈이 와서 밥만 먹고, 숙소로 곧장 가 하룻밤을 보냈다. 이 아쉬움은 다음날 이른 아침 석모도에 있는 보문사를 방문하면서 바로 풀렸다.

 보문사 방문은 원래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마침 숙소에서 석모도가 멀지 않은, 나는 잘 몰랐지만 사실은 굉장히 유명한 보문사라는 사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아침 일찍부터 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절에 참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런데 분명히 어렸을 때 가봤던 주로 산속에 있었던 절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매우 신선했다. 무엇보다도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경관이 너무 빼어났다.


연미정

보문사 방문 이후, 전날 눈 여파로 강화루지에서 루지를 타지 못했고 그다음 행선지도 예상 못 한 일들로 제대로 즐기지 못해 일정이 꼬이고 나서, 서울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연미정이었다. 전날 들렸던 고려궁지가 사실 볼게 적어서 실망스러웠는데, 북한과 가까운 또 하나의 고려 유적지 연미정은 주변 지역에 온 김에 겸사겸사 들리기에는 괜찮았다.


 규모가 크거나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바다 너머로 보이는 광경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었다. 한쪽은 북한의 마을이었기에 새삼 어서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더라. 이렇게 가까운데 못 가다니... 추운 날씨에 들른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다.






언급한 것처럼 교동도 도착 때 눈이 쏟아져 전망 감상과 시장 구경을 일절 못 했다. 밤에 내린 눈으로 강화루지를 타지 못 했고 얼음낚시터는 얼지 않았으며 고려궁지는 볼거리가 미약했다. 기대했던 카페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등 사전 계획이나 상세한 정보수집 없이 간 탓에 위에서 언급하지 못한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히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며, 준비 없이 갑자기 갔음에도 몇몇 좋은 지점에서 추억을 쌓았기게 만족스러웠다.


강화도에 한 번 다녀와보니 어떻게 일정을 보내면 좋을지 알았으니, 다음에는 이번에 제대로 구경 못한 교동도를 중심으로 여행하되 돌아오는 길에 조양방직을 찾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가보려 한다. 뉴욕뉴욕 외에도 강화에는 맛집이 많기에 다음에는 다른 맛집도 가볼 것이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만족이 더 컸던 내 생애 첫 강화도 여행. 좋은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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