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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May 15. 2024

내게 스승은, 일상생활 속 존경할 만한 분들이시다.

자신에게 공식 직함을 가지고 일정기간 알려주신 분들만이 스승은 아니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나는 씁쓸하다. 감사의 메시지나 전화를 드릴 분이 없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 좋으신 분들 많으셨다. 다만, 초등학교 선생님은 내가 너무 어렸을 때였고, 중학교는 공립이라 선생님들이 몇 년 후 다 그 학교에 계시지 않아 연을 이어나가기가 힘들었다. 고등학교 때는 일부 선생님과는 다소 매끄럽지 않기도 했고, 아무래도 대학 입시로 인해서 인간적인 대화를 자주 나눌 여력이 안되었다.


또한, 학창 시절 당시에는 학생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있지 않았고 카카오톡 같은 단톡방을 통한 소통의 시대 훨씬 이전이었기에 서로 휴대폰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연락처가 저장되어도 있지 않았던 것. 딱히 학원도 안 다녔기에 학원 선생님과도 연이 없다.


그렇다면, 대학교 교수님은? 나는 학과가 아닌 학부였다. 그 마저도 1학년 때에는 자율전공으로 입학했고, 학부 소속 이후에는 한 학년에 200명에 육박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학부다 보니 같은 학부생끼리도 사실 말 한마디 안 나눠본 학우들이 태반이다. 100명가량이 강당 같은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도 많았다. 같은 학우들끼리도 그런데, 교수님들과의 각별한 관계를 맺는 환경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는 해마다 스승의 날 때 연락을 드리는 분이 없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스승은 없는 것일까? 나는 스승이 꼭 선생님-학생 관계, 사부-제자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잠깐 스치는 인연이라도 영감을 주는, 깨달음과 감동, 배움을 주시는 분들 모두가 나의 스승이 아닐까?!


가까운 식당에서 맛 좋은 음식을 만들어주시고 그것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하시는 분들, 나는 진심으로 그분들이 존경스럽다. 영업상 이익 외에 인간적으로 본인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에게 보람을 느끼고, 찾아주시는 손님을 위해 고령에도 그만두지 않고, 또 휴일에도 영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나는 울컥할 정도로 감사하다.




고객에게 어울리는 방향으로 머리카락을 잘라주시는 동네 헤어 디자이너, 지극 정성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분. 비단 자영업자뿐만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소방관과 경찰관. 가까이 직장에서 헌신을 다 하는 동료. 모두 스승이 될 수 있다.


극히 짧은 시간의 만남이거나 TV나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나만 바라본 상황일 수도 있다. 시간의 길이나 만남의 형태, 행위의 종류 등등은 상관없다.


내게 감동을 주시고, 배움과 깨달음을 주시는 분들 모두가 나의 스승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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