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즐겁고 유쾌한 놀라움을 선사했다.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를 본 것은 10년도 더 전으로, 내게 굉장한 임팩트를 안겨준 영화였다. 오래전이다 보니 사실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기억은 분명하다.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답게 화려하고 흥미진진함의 연속이었고, 악당을 혼내주는 점에서 큰 쾌감을 받았던 것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1편과 2편 도합 500만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도 어느 정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영화를 다시 끄집어 내게 된 것은 바로 3편이 2편이 나온 지 9년여 만에 개봉했기 때문이다. 곧 개봉할 주토피아 역시 9년 여 만에 개봉할 예정이다. 연말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사회 초년생이던 삶에 여유가 적었던 시절에 즐겁게 봤던 영화들의 속편 개봉소식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먼저 <나우 유 씨 미 3>의 개봉 1주가 조금 지난 시점에 기대감을 안고 오랜만에 평일 밤 영화관에 방문했다.
영화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재미있었고 괜찮았다고 말할 것이다.
다만, 10년 전과 다른 느낌을 준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영화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완전 마술 소재는 아니지만 트릭이 작용하는 영화가 많이 등장하면서 눈의 높아진 관객들에게 예년만큼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못해 보였다. 실제로 나와 동행한 이는 '내 눈이 높아진 건지, 나쁘지는 않았지만 대단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한 관객은 악평에 속하는 '킬랑 타임용이었다'라는 반응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가장 악평에 가까운 말이 '킬링타임용'이었다 라면 괜찮은 영화 아닌가? 요즘 같은 숏폼에 익숙하며 다채로운 취미 활동이 가득한 시대에 2시간에 달하는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쉬움을 표현한 관객들조차도 적어도 어느 정도의 재미는 인정한다는 말의 반증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 10년 전 봤던 시리즈 영화에 비해 임팩트가 낮았던 것뿐이지 사실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 캐릭터는 1편과 2편과 이어지지만 전편을 못 봤거나 기억이 안 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새로운 캐릭터까지 더해져 신구가 조화로운 마술사기단의 구성이었으며 이들이 펼치는 조합이 좋았다. 대형 마술 퍼포먼스 사이에 아기자기한 마술로 채워지는 등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마술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인 만큼 영상미는 두말할 나위가 없이 훌륭했다.
등장인물의 서사 속에 사회적 메시지 등을 담으며, 이들이 움직이는 행위에 대한 목적도 잘 전달되었다. 단,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진부하고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전쟁을 비롯한 혼란한 국제 및 국내 정세 속에서 정치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는 상황적 요인 탓일 수도 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마술사기단의 정당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충분히 알아먹기에 이를 조금 덜었어도 괜찮았겠다 싶다.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의 목적을 잘 담고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봤을 때 필자는 이 점도 좋았다.
재차 말하지만 전편으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시대적 환경이나 관객의 보는 눈이 높아졌다는 요인 등으로 영화의 퀄리티에 비해서는 평가가 다소 박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다고 객관적인 평가가 낮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개봉 열흘 정도 된 시점에서 누적 관객 100만 정도를 기록했다는 것만 봐도 최소한 무난한 영화라고는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높이 평가한다. 이 정도 영화를 만드는 게 사실 얼마나 힘든가? 딱히 지루할 틈이 없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정도로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즐거웠다.
연말을 맞아 날도 추워지는데 다행히 기대작 영화들이 많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봐야 하는데 봐야 하는 리스트에 돌아온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을 포함하기를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