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을 사면서 생각했다.
고점에 사는 것이고 어느 정도는 빠질 수 있다고.
하지만 집을 사고 1년도 체 지나지 않아 나에게 찾아온 집값 하락과 대출이자 상승은 막연한 생각만 했던 것과 현실로 직접 겪는 것은 역시 달랐다.
집이야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니 집값이 하락해도 무시하면서 살 수 있는데, 문제는 대출에 따른 이자이다. 영끌까지는 아니지만 자녀 둘을 키우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무섭게 오르는 금리와 이자를 보며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싶다.
예상을 했지만 일 년 사이에 50% 가까이 이자가 올랐다. 존버로 답을 내기는 했지만 미국의 끝없는 금리 인상,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 금리와 경기침체 등등은 나를 심란하게 한다.
여기에 모든 자산들의 거품이 빠져 내가 산 집의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빚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떨어진 지금 집값을 생각하면 작년에 집을 산 나 자신의 무능함으로 몇 억의 빚을 진 지금의 나 자신이 그저 한심하고 바보 같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의 사이클과 공부가 충분하지 않으니 맨몸으로 폭풍 같은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나의 급하고 무식한 성격…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빚을 이렇게 까지 지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자꾸 후회가 된다. 이 조차도 어쩔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후회일 뿐이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집값 하락론자였던 나의 남편은 이런 나를 보며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니면서 뭘 그래. 무조건 존버 해야지”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그럼에도 이자 내고 쓸 수 있는 돈이 없으니 돈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예민해진다. 파이어족은 고사하고 직장에서도 버티며 존버이다.
오르는 집값을 보며 그때는 이렇게 빠른 현실이 될지 생각도 못했는데, 언제나 나의 생각이나 예측보다 현실은 반대이고 냉혹하다.
경제를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지금 일어나는 현실과 미래를 이야기 하는 책을 읽으며 그 허망함을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하고 계획한다. 이조차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니깐. 적어도 하지 않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대응하고 준비하면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으니 이 말 또한 나는 믿는다.
화내지 마십시오. 늘 내일은 있습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적용하고, 수정할 의지를 갖고, 수정할 계획 역시 항상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예측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대럴 릭비, 베인앤컴퍼니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