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그 맛있고 완벽한 음식이, 유통기한이 임박하면 할인까지 해서 1인 가구들에게는 더욱 알뜰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준다.
정말 요즘 시대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나는 정말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트렌디하고 자극적이고 맛까지 있는 완벽한 음식을 내 앞까지 정말 빠르게 가져다주는 사람.
그런데 빠른 만큼, 차가웠다.
마치 편의점 냉동고에서 금방 꺼낸 것 마냥.
지난 11월에는 빼빼로데이가 있는 달이었다.
11월 10일 자정이 되기 직전, 내 눈앞에는 밝은 휴대폰 모니터 너머로 빼빼로 4개 세트가 와 있었다.
가장 먼저 나를 떠올려 준 그 마음을 나는 고마워했다.
반면에 나는 그와 안 어울리게도, 너무 느렸다. 느린 만큼 마음을 표현하려면 부지런해야 했다.
빼빼로와 같은 달콤함을 선사하기 위해 출근 전 새벽에 짬을 내어 초콜릿을 손수 만들어주었고달콤한 마음이 깃든 편지까지 같이 주었다.
"이런 건 언제 사 왔어?"
당연히 사 온 걸로 착각한 그에게 손수 만든 것이라 말하자 더욱 감동받아했다.
그는 항상 잘 꾸민 머리와 안경, 옷을 입고 다녔다. 그만큼 나에게도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 했다.대접받고 싶어 하던 그 사람은 우대받으며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놓치기 싫어했고, 내가 그 속도를 쫓아오기를 바랐다. 하물며 내가 굳이 원하지 않아도 함께하기를 바랐다.
우리는 얼마 되지않아소원해졌고 그이후론 더 이상 보지 않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모바일로 전송한 빼빼로 4개처럼
마음을 빠르게 주고 해소까지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말 요즘 사람이었다.
그는흰 죽처럼 오래 정성 들이고 맛도 밍밍해 보이는 나와의 시간보다,인스턴트 음식처럼 다수의 사람들에게사랑을 받고 싶어 했고
같이 있으면 그런 불안감이 느껴졌었기에
지금은 잘 지냈으면 하는, 걱정과 안쓰러움 뿐이다.
우리는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을 필요가 없다.
따뜻하고 정성 어린 마음, 혹여나 그 마음이 나에게서 온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온전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