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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Dec 05. 2023

안테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내 머릿속엔

많은 안테나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웬만하면 쉬는 일이 없죠



하는 일의 대부분은

상대를 살피는 일에 쓰입니다



사랑하는 모든 그대들이

나로 인해 미소 지을 수만 있다면



과격하고

파격적인 단어도

거침없이 사용하고


 

또, 슬퍼지려 하거든

 아니, 이미 슬프거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지로

다가서려 합니다



한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자주

그대들의 희로애락의 자리에

오롯이 함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조용히 달려가

가슴과 가슴을 꼭 맞대어

등 두드리며 깊이 안아줄 수도 없고



비탄의 숨결 내뱉어

날려 보내고



희망의 기운 들이마실 수 있도록

동행해 줄 수 없음이

정말 큰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서투름이 이유이겠지만

타인이 입혀버린

수만 갈래의 상처에



사랑하는 나의 그대들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게 정말 싫습니다



그럼에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해줄 수 없음이 미안합니다



도리어

내 작은 반응과

여리고 얕기만 한 움직임이

이내 걱정과 염려로 치환됨을…



그리고 그 공기를

오롯이 마시고 있음을 알기에

화도 나고 쓰립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나라서

죄송합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알고 지낸다는 이유로

아프게 해서



내가 바라는 건

그대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뿐입니다



만일, 내가 어느 날 

그대들을 향한 

안테나의 길이를 조금 줄여

혹 잠시 멀어져 있는 것 같아도



결코 외면하거나

부러뜨린 게 아님을

잊지 말아 주길 원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날 동안

그대들의 한숨과 염려, 기대와 소망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다른 무엇으로 다가와도

이해해 주세요



많이 미안합니다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나의 몸짓과 눈짓이

그대들에게 서늘한 공기를 선사해도

본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당신이 

따스했으면 한다는 것



 그래서 내 안테나는

오늘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Photo by Jonathan J. Castellon on Unsplash

본문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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