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수만 있다면,
그대가 인지하지조차 못하는
미세한 먼지 같은 존재
되고 싶습니다
캄캄하고 서늘한
어둠에 억눌려
무한한 암담함에
무기력히 스르르 떨기만 할 때에도
여전히 그대의 박동은
붉음으로 뛰고 있을 터…
그때에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찾아와
힘 보태며
함께 하고파서요
될 수만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옅은 휘파람 불어낼 숨결
한 번으로도
힘 있게 날아들 수 있는
영웅 같은 존재,
되고 싶습니다
물리적인 위험의 순간을
벗어나게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만인의 것이 아닌
상상만으로도 어루만질 수 있고
이름만 떠올려도
깊은 평안을 누릴 수 있게
해주고파서요
욕심이란 이름으로
스케치를 하고
소망이란 이름으로 채색해야
겨우 겨우 이뤄질 아름다움이겠지만
그래도 난
그대의 눈물 같은 존재,
되고 싶습니다
살다 보면,
절대 희로애락이란 단순함으로
정의될 수 없는 감정의 파도
몰아칠 텐데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
생명…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붉음의 박동,
그 치열함이 세밀한 순간 속에
떠밀리고 부딪힐 때에라도
나의 눈물 한 줌으로
그대 가슴을 오롯이 적셔
다시금 일어나게 하고
또, 재차 전진하려는 그 마음이
헛수고로 느껴지지 않도록
돕고파서요
나의 마음을 우주 한가운데
펼쳐 보일 수만 있다면,
그 거대한 다양성과
수많은 욕구들
순수함과
더러운 것
선함과 악함 따위의 것들을
모두 끄집어내
사랑이라는 유일함으로 바꿔
남기고 싶습니다
사랑은 함께함이요
또 다른 내일이요
내일의 약속이요
때로는 ‘영원’이라는 허무함으로
삽시간에
영혼을 거칠게도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랑
그것이야말로
그대가 이제껏
세상애서 불리지 않았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Photo by Sufy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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