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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Ⅱ

자유의 근원, 감정의 소용돌이, 자책의 조각들

by LOVEOFTEARS
subway-3358199_1280.jpg Photo by zheng2088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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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흐르는 시내처럼

비스듬히 활주하는 지하철



보이지 않는 어둠보다

세상과 내가 아스라이 포개지는

찰나의 목격이 좋다



강렬했던 여름이 부서지고

고즈넉한 갈색빛의 가을이

찾아온 이맘때



마음 한켠 갈망 가득 담아

스치듯 그려내는

풍경 하나



마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노래한

<그대의 밤, 나의 아침>이란 곡의

뮤비 속 한 장면과 같달까



그 크나큰 갈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

침묵의 환호성으로

자유의 근원을 만끽한다



내게 기꺼이 선물을 건넨

바퀴 달린 광장 안에서



후배의 점심 메뉴를 생각하며

기뻐할 얼굴을 떠올리고는

콧노래를 흥얼댄다



(그도 알까, 아마 알겠지

그 마음 알기에 늘 선수를 치는 녀석…)



그렇게 평온함과 풍성함

함께 나누다 돌아오는 길…



- 2 -



하루가 저물기에는 여전히

붉은 햇살을 안은 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몸짓으로

다시 지하철에 오른다



한낮의 묵직한 설렘은 가라앉고

풀 죽은 그림자가 어른댄다



그 탓일까

더할 수 없이 또렷했던…

그래서 한없이 깊게 각인된 지난날들의 잔상이

또 마음을 두드린다



달콤함인지 씁쓸함인지

아니면,

영영 정의될 수 없는 감정인지



휘몰아치는 의문과 한숨들

종착역에 발을 딛고 털어내 보지만

자책의 조각들은 끝끝내

떨어지지 않는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 <그대의 밤, 나의 아침> 공식 뮤직비디오. 출처: 브라운아이드소울(Brown Eyed Soul) 공식 채널.



Photo by zheng2088 on Pixabay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 <그대의 밤, 나의 아침> 공식 뮤직비디오

출처: 브라운아이드소울(Brown Eyed Soul) 공식 채널



※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입니다.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향후 글을 상업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도

당연히 해당 뮤직비디오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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