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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중국여행, 상하이 (1)

미식의 도시, 상하이에 가다

by 김선유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바로 옆나라 중국은 태어나서 처음 가보았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 홍콩도 아직 안 가보았으니 말이다.


내 생애 첫 중국 여행이었는데 오랜만에 진짜로 "모험"같은 여행을 해서 4박 5일 동안의 여정을 짧게라도 기록하고자 한다.



7월 27일 (일요일), 첫날


비행기 안에서

9:00 비행기라 아침 일찍 서둘러 공항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셀프 체크인을 했기에 바로 출국수속을 밟으니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었다. 8:30분부터 보딩이 시작되는데 우리는 면세 구경을 하다가 거의 제일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어딜 가든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재미... 급해야 하는데 항상 여유를 부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짐도 짐칸에 싣고 자리에 앉아 2시간 동안 급한 대로 여행 중국어 책을 펼쳐 열심히 읽으면서 따라 해보았다. 내 바로 옆자리에 앉으신 중국인 아주머니가 내 엉성한 중국어를 듣고는 혼자 킥킥 웃으시는데 서로 웃겨서 빵 터졌다. 비행에서 이런 일이 있어줘야 또 여행이 재밌지 않나. 아주머니는 너무 열공하는 내 모습을 보시고는 상해에서는 영어가 다 통한다. 중국어 공부 안 해도 된다.라고 안심을 시켜줬지만 여행이 끝나고 돌아보는 지금 그 아주머니의 말씀은 틀렸다! 내 경험상 5성급 호텔도 영어로 소통하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즐거운 비행으로 여행의 시작은 두근두근 신나기만 했다. 무언가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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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동 공항 -> 숙소

마그레브를 타고 첫날 묵을 숙소를 찍고 갔다. 홀리데이 인 보행자거리 지점으로 숙소를 예약해서 체크인하려고 보니 아니... 이런 내 이름으로 예약된 정보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순간 완전 멘붕이었다. 이런 일에 비교적 꼼꼼하지 못한 나를 원망하며 하는 수 없이 당일 예약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내가 예약한 호텔은 홀리데이 인 '푸동' 지점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푸동 공항 내부에 홀리데이인 호텔이 있는 걸 봤었기에, 아... 내가 그 공항지점에 예약을 한 거구나 하면서 바보 같은 실수를 왜 했지 하고 후회를 했다. 공항까지 다시 가기엔 거리가 너무 멀고 날씨가 더웠기에 우리는 보행자거리 지점에 당일 예약을 했다.


체크인부터 진이 빠져 이번 여행 힘들겠다. 싶었지만 일단 마음을 추스르고 홀리데이 인 보행자거리 지점에서 제공해 준 방으로 얼리체크인을 했다. 일단 짐을 풀고 쉬고 있는데, 남편이 우리가 예약한 곳이 홀리데이 인 푸동 '공항'지점이 아니라 푸동 지역의 다른 지점이라고 하지 않는가... 아, 그때서야 내가 왜 그곳에 예약을 했었었는지 기억이 났다. 4박 5일 동안 호텔을 매일 1박씩 옮겨 다니며 호텔 근처 지역을 둘러보고자 동쪽 푸동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조금씩 옮겨가는 일정으로 푸동지역의 호텔을 잡았었는데, 체크인할 때는 당황한 나머지 푸동 '공항'지점으로 예약했다고 또 착각을 한 것이었다.


푸동 '공항'지점이 아니라 푸동 '시내' 지점으로 예약했던 걸 바로 기억했었더라면... 바로 지도에서 찾아봤었더라면 캐리어를 끌고 '보행자거리' 지점에서 나와 그곳으로 갔었을 텐데 나의 칠칠치 못한 성격 때문에 우리는 첫날부터 쓸데없이 돈을 낭비한 채로 여행을 시작했다.




상하이요리 게살 국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던가. 한바탕 소동을 끝내고 일단 밥을 먹자.라고 해서 근처에 찾은 상하이요리 게살국수를 먹으러 왔다. 사실 이곳도 미리 알아보고 온 곳은 아니고 지나가다가 웨이팅이 있는 집이길래 이 집 맛집이겠다 하고 조금 기다리다가 주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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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자리 사람들이 어떻게 시키는지 대충 눈치를 보고 제일 많이 시키는 게살국수세트와 게살베이스 샤오롱바오를 시켰다. 4박 5일 동안 먹은 음식 중에 뭐가 제일 맛있었냐 꼽으라면 나는 이 첫날 먹은 게살국수다. 진짜 면이 살아있고 담백하고 슴슴하니 너무 내 취향이었다. 남편은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기에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했지만. 내 원픽은 이 게살국수였다!




상하이 보행자거리

너무 감동적인 맛으로 허기를 달래고 이제 본격적으로 보행자거리를 구경하러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알지 못했다. 몇 분뒤 말 그대로 인파에 "쓸려서" 와이탄까지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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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잘 담기지 못했지만 정말로 우리가 경험한 보행자거리는 어마무시했다. 주말이고 비가 딱 그친 시간이라 유독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강남역 8차선 거리를 전부 사람들로 빼곡히 메운 느낌이랄까... 만리장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가 되는 경험이었다. 정말로 태어나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보았다.



IMG_0731.JPG Fairmont peace hotel

이 호텔 앞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사진을 찍던데 여행 끝나고 돌아와서 보니 역시나 상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었다. 상해를 안 가봤으면 중국을 안 가본 거고 Fairmont peace hotel을 안 가봤으면 상해를 안 가본 거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지 말이다. 유튜버 캡틴따거 영상을 보면 저 호텔 직원들의 자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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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와이탄에서 바라본 보행자거리... 사람머리가 다 점으로 보이지 않는가.


와이탄 저녁야경도 멋졌으나 우리는 너무 많은 인파에 학을 떼고 사진도 거의 못 건지고 부랴부랴 저녁을 먹으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Shanghai Grandmother Restua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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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상하이 책에서 소개한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가정식 식당. 책에서 소개한 대로 정말 음식이 달았다. 홍소육 가지조림의 소스가 정말 달고 그래서 그런지 중독성 있었다. 왜인지 나는 계란볶음밥이 제일 맛있었다. 역시 기본이 제일 맛있어...




그렇게 저녁을 먹고 아쉬운 마음에 Food market에 가서 자기 전 요깃거리로 산 애플파이. 이것도 진짜 맛있었다. 분명 아는 맛인 거 같은데 갓 튀긴 맛이 아주 훌륭했다. 첫날부터 밀가루 음식으로 가득 채웠지만 다 맛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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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날은 호텔 소동과 함께 난징보행로거리, 와이탄 구경으로 짧게 마무리했다. 엄청난 인파를 뚫고 호텔로 무사히 도착한 것 자체가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비행기 타느라 정신없었는데 첫날부터 너무 강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이미 벌써 여행 다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첫날밤은 피곤한 상태로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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