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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Apr 12. 2022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요?

길버트 잡(JOB) 생각, 스무 번째

3월에 어느 화창한 날,

오랜만에 '채용담당자 직무' 면접을 봤다.


분위기가 한 참 달아오를 때쯤, 면접관은 이런 질문을 했다.

"사람을 뽑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직무적합성' '문제없는 인성과 태도' '조직적합성' 등의 기본적이고 다소 재미없는 단어들을 나열했다.

그 후 몇 가지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면접은 그럭저럭 마무리되었다.


잠시 후, 긴장과 설렘이 떠나간 자리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중에서도 위에 적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장 그랬다. 그래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될까?!' 

그때 갑자기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가 한편 있다. "니 내가 누군지 아니?!" 하면 생각나는 '범죄도시'다. 이 영화를 주조연들이 나와서 소개하는 영상이 있는데, 임형준 배우가 한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기자왈: 임형준님은 어떻게 영화에 캐스팅되셨나요?

임형준왈: 오디션 봤습니다. 

기자왈: 오디션 잘 보셨군요?!

임형준왈: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감독님에게 들어 보니, 저에게서 '간절함'이 보였다고 하시더군요..


그렇다.

간절함이다.


이미지출처: 영화 '범죄도시' 中

 

우리는 살면서 간절했던 적이 한두 번은 꼭 있다.

믿음이 있던 없던 두 손 모아 절대자에게 온 힘을 다해 기도했던 경험 말이다.

얼마 전에 타계하신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신 이어령 교수님이 따님 병나음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온 마음으로 기도 했던 일, 그 당시 무신론자셨지만 이를 계기로 기독교인이 되셨다고 한다.

하여튼, 그런 간절함은 병나음은 물론, 대작품의 캐스팅도 가능하게 한다.



다시 본론으로,

그럼 간절함이 있는 지원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진실>되다.

지원 기업에, 지원 직무에, 자신의 경험 등에 모두 진실되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그런 마음이 아니다. '왜, 이 기업과 직무여야 하는지' 스스로 정한 답을 가지고 있다. 면접에서도 그냥 듣기 좋은 답변과 임기응변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요즘 같이 기업에서 횡령 등의 삐뚤어진 직업의식을 가지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구성원들을 볼 때마다 더욱 중요한 덕목이다.   


두 번째, <쉽게 퇴사하지 않는>다. 

어떤 한 사람이 그냥 편안하게 다닐 회사를 찾아 별로 힘들지 않게 입사했고 또 3개월 만에 별 고민 없이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간절함이 있는 지원자는 쉽게 그만두지 않는다 절대로! 어떻게 들어간 회사인데 말이다.


세 번째, <성과>를 만든다.

간절하게 얻은 일을 과연 대충 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보통 그 일을 사랑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일을 통해 기업과 고객에게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 낸다. 간절한 사람 치고 일 못하는 사람이 없다.


이미지출처: 유튜브 채널 '감성힐러 JAy' 中


그럼 나는 언제 간절했을까?

부모님이 암수술을 받을 때 그랬다.

대학교 실기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릴 때 그랬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던 날, 그리고 그녀와 이별했던 그날이 그랬다.

전공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때 그랬다.

그렇게 새 일을 찾고 첫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스펙을 쌓고 면접을 보러 다닐 때가 그랬다.


나는 요즘 다시 간절해지려고 한다.

인생의 새로운 막을 준비하는 그런 간절함이다.



"사람을 뽑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네, 저는 간절함이 있는지 없는지 중요하게 봅니다. 간절함이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쉽게 포기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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