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 컬러의 힘
올해 유난히 주변에서 보라색을 많이 접하는 것 같다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2022년,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가 신비롭다 못해 미묘함까지 느끼게 하는 보라색인 베리 페리거든요. 이처럼 미국 뉴저지 소재의 색상 전문 연구 및 개발 기업인 팬톤은 매년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고 있는데요. 올해의 컬러가 선정되면 패션과 뷰티 업계는 물론 다양한 업계에서 이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요. 컬러 하나에 이렇게 전 세계가 들썩이는 것을 보니 컬러의 힘, 왠지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색깔로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컬러 마케팅
이상하게 정이 가는 컬러가 있나요
휴 | 저는 회색을 되게 좋아해요. 약간 사람 성향도 반영하는 것 같은데,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색분자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제 주장이 엄청 강하긴 한데, 만약 저를 포함해서 3명이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 두 명이 반대 이야기를 하면 저는 둘 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 틀린 말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배경을 회색으로 쓰면 피사체 색이 다 잘 받아요. 그런 면에서도 모든 걸 되게 잘 수용할 수 있는 색깔이지 않나 싶어요.
클로이 | 이상한 게 평소에는 내가 무슨 컬러를 좋아하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가 지금 생각하려니까 갑자기 '내가 무슨 색을 좋아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서 수업 시간에 '너는 무슨 색깔을 좋아하니', '나는 이 색을 좋아해'라고 하면서 색깔을 배우거든요. 그때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했었어요. 빨간색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동방신기를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동방신기의 고유 색이 빨간색이었어요. 그때부터 쭉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나이가 들수록 초록색이나 하늘색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도밍고 | 저는 붉은 계열보다 푸른 계열을 좋아하는 편인데, 최애는 민트색이에요. 약간 두 가지 색이 섞여져서 만들어진 색 같기도 하고, 민트향이나 민트 맛을 좋아해서 익숙하기도 하고요. 근데 클로이처럼 저 역시 아이돌의 영향을 좀 받긴 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샤이니 음악을 되게 자주 접하고 즐겨 들었거든요. 샤이니의 고유 색은 '펄 아쿠아'라는 이름의 컬러지만, 지금 보니 민트랑 되게 비슷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컬러로 생각해 보세요
클로이 | 레드를 떠올리면 딱 붉은 악마가 생각나요. 빨간색이 정말 쓰기 나름이잖아요. 어떤 때는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어떤 때는 되게 강렬하기도 하고요.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운 느낌도 줄 수 있어서 사용하기 어려운 색깔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더라고요.
도밍고 | 민트색 하면 다들 떠오르는 브랜드 있지 않나요? (저는 당연히 배민을 떠올릴 줄 알았는데요. 휴는 숨고와 와디즈를, 클로이는 에어서울과 니니즈 캐릭터인 죠르디를 바로 떠올리더라고요.) 허헛, 생각보다 민트색을 브랜드 컬러로 꽤 많이 하는군요. 이게 머릿속에 하나의 컬러와 하나의 브랜드가 한 번 매칭되면 다른 조합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 것 같아요.
휴 | 맞아요. 저는 회색을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무채색 계열의 컬러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떠올려보니 노션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로고 자체에도 블랙이 들어가고요. 아, 어쩌면 제가 노션을 자주 사용해서일 수도 있겠네요.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열쇠
도밍고 | 찾아보니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시각적인 효과가 거의 87%의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그래서 컬러 마케팅을 나름 정의를 해보자면 색깔로 어느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하게 하거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휴 | 비슷한 말인 것 같은데, 결국 각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클로이 | 우리 제품과 비즈니스의 아이덴티티인 것 같아요. 예전 회사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이름과 로고, 컬러를 선정했었는데 확실히 컬러별로 우리 제품이 의미하거나 전달하는 느낌들이 완전 달라지더라고요.
컬러의 힘은 꾸준함이자 섬세함에서 나온다
휴 | 꽤 유명한 해외 사례로 프로덕트 레드라는 게 있어요. 기업들이 빨간색의 제품을 출시해서 판매를 하고, 해당 제품이 판매되면 판매가의 일부 금액이 에이즈 검사 및 치료를 위한 기금으로 전달되거든요. 대표적으로 애플이 프로덕트 레드를 가장 잘 참여하는 기업인데요.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색만 달라질 뿐 제품은 동일해요. 다만 컬러에 의미를 부여하고, CSR에 대한 이야기까지 연결하는 사례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밍고 | 애플 하니까 드는 생각인데, 요즘 애플이 아이폰을 한 템포 느리게 새로운 컬러를 계속 출시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그린 색상의 아이폰 13 시리즈를 출시했고요. 이게 사실 삼성이 예전부터 해오던 거긴 한데, 컬러 마케팅을 최근에 가장 쉽게 접했던 사례인 것 같아요.
생각하거나 주의해야 할 점
클로이 |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빨간색을 떠올릴 때 꼭 우리 브랜드를 떠올려주세요!" 억지스럽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가 노란색으로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으로 스며든 것처럼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컬러가 어우러져야 된다고 봐요.
도밍고 |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컬러 마케팅을 할 때 리서치를 꼼꼼히 하는 작업이 필요할 듯해요. 특히 동종 업계에 동일한 컬러를 쓰고 있는 곳이 없는지 잘 체크하는 과정은 필수라고 봐요.
물론 무채색을 선택한 이유는 있겠지만..
휴 | 우버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사용하거든요. 근데 조금 더 산뜻한 컬러로 포인트를 줘도 좋을 것 같아요. 이름도 약간 '우버'라고 하니까 가벼운 느낌이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타다도 그렇고 모빌리티 회사들이 왜 다들 대체로 어두운 톤을 쓰는지 모르겠네요.
도밍고 | 제 추측이지만, 약간 안정감을 주려고 무거운 컬러를 선택하는 걸 수도 있겠네요.
클로이 | 방금 제가 사용하는 앱을 쫙 봤는데, 저는 퍼블리에게 색깔을 좀 주고 싶어요. 퍼블리는 우버와 반대로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적혀있거든요. 조금 더 쨍한 컬러를 사용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퍼블리가 포지셔닝 하고 싶은 게 '직장인을 위한 가이드북' 같은 이미지잖아요. 일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그래서 갑자기 드는 생각으로 수학의 정석 같이 좀 더 컬러풀하게 컬러를 사용하면 어떨까 해요.
도밍고 Domingo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
At the corner 에서는 아주 작은 인사이트도
함께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새 멤버를 기다리고 있어요.
66minjing@gmail.com 로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At the co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