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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Mar 14. 2022

013 SM엔터테인먼트가 광야를 만든 이유

세계관 마케팅에 대하여

옆돌기 하면서 봐도 유재석인데 본인을 개그맨이 아닌 트로트 가수 ‘유산슬’이라고 소개하는 유재석.

노래 부르는 가수는 4명뿐인데, 가상의 세계의 다른 멤버 4명이 더 존재하기 때문에 총 8인조 그룹이라고 이야기하는 걸그룹 에스파.

아이스크림 회사인 빙그레에 빙그레 왕국이 세워지고,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리라는 왕의 명을 받은 빙그레 왕국의 왕자인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까지


이외에도 책이나 영화, 유튜브, 티비 프로그램에서 내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가 아닌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다양한 인물들을 여러분들께서도 한번쯤은 만나보셨을 거예요.

그 인물들을 떠올리며 오늘의 주제를 함께 읽어주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엣더코너 멤버들이 좋아하거나 인상적인 세계관이 있나요?
세계관이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가 아닌 어떤 것에 의해 재구축된 새로운 우주, 세계를 의미.


휴 (hugh)

저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거대하고 고전적인 세계관을 좋아해요. 보통 이러한 이야기들은 문학작품이라고도 하죠. 프리퀄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을 다 찾아보며 그 세계관을 이해하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에요.


도밍고 (Domingo)

저는 세계관에 되게 깊게 잘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어떤 영화 한 편이 개봉을 하면 그 영화와 관련된 다른 영화나 이야기를 처음부터 순서대로 모두 찾아봐야 해요. 그래서 오히려 휴(hugh)가 말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가진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마블과 같은 영화는 오히려 겁이 나서 시작을 못했어요.

그 대신 요새 주목받는 에스파의 광야와 같이 가볍게 소비되는 세계관을 더 쉽게 이해하고 소비하고 있어요.


클로이 (Chloe)

저는 세계관도 결국에는 현실이 아닌 가상이고 허구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현실이 아닌 실존하지 않는 가상을 이해하고 소비하는데 오랜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도밍고처럼 요새 나오는 얕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세계관 콘텐츠들만 가볍게 즐기는 편이에요.   


    이렇게 과거에는 영화나 소설 등에서만 등장하던 세계관이 최근에는 기업의 마케팅의 주요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어요.
기업은 왜 영화처럼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만들까요?

휴 (Hugh)

‘팬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은 저에게 마케팅을 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발적으로 세계관과 연결된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보고 그 영화 촬영장이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찾아가요. 대부분의 그런 장소들은 거리적으로도 멀고 입장료도 꽤 비싼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막상 그 장소에 도착하면 저 말고도 그 영화나 소설 때문에 방문한 관광객들이 진짜 많거든요.


이와 같이 기업도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세계관에 빠지도록 만들면 그 이후에는 크게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그 기업의 팬이 되고, 결국 재화의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업들도 팬덤을 만드기 위해 세계관을 구축하지 않을까요.


도밍고 (Domingo)

빙그레의 세계관이 일회성으로 끝나버렸다면 한 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행이나 밈으로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빙그레는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어떻게든 계속 끌고 가고 있고, 사람들은 계속 반응하죠. 이러한 지속성이   세계관의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세계관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반응하도록 하고, 브랜드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고 바이럴 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클로이 (Chloe)

저는 이번 주제를 준비하면서 저희 회사가 생각났어요.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리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이야기’의 필요성이 계속 대두되고 있거든요.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브랜드를 확장을 하거나 리뉴얼을 할 때 소비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낯설지 않게 다가가기를 원하지만, 그 두 가지를 모두 챙기며 실행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의 새로운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세계관’을 활용하는 것 같아요.


도밍고 (Domingo)

그 브랜드나 제품의 세계관이나 서사가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나 제품을 사랑할 수 있는 포인트가 한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맥락에서 세계관은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역할도 하는 것 같아요.



‘세계관’은 왜 갑자기 최근에 기업들에게 주목을 받았을까요?
어떻게 보면 이미 예전부터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와 같이 현실이 아닌 어떤 것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 세계는 존재했고, 기업들 또한 브랜드나 제품에 자신들만의 서사를 이야기하며 소비자에게 다가갔어요.
하지만 체감으로는 최근 1-2년 사이에 갑자기 유행처럼 나타난 이슈처럼 느껴지고, 실제로 최근 많은 회사에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세계관'은 왜 갑자기 최근에 기업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휴 (Hugh)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사실 세계관을 구축한다는 것은 '거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시리즈물이 존재한다.'라는 의미이기도 하잖아요. 이미 콘텐츠와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일 같아요. 그래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서 그 세계관을 기반으로 여러 콘텐츠를 파생해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밍고 (Domingo)

세계관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한 끗 차이로 유치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유치함을 오히려 더 치밀하고 흥미로워하도록 떡밥으로 포장해 짜임새 있게 채워 놓을 때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맥락에서 최근 들어서 사람들이 이러한 떡밥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세계관에 더 몰입하고 심취할 수 있는 채널들이 많아져서 최근에 더 주목을 받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채널들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또 퍼져나가는 거죠.


클로이 (Chloe)

저는 휴의 의견과 좀 비슷해요. 이제 사람들이 더 이상 브랜드 모델로서 연예인에 큰 관심이나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매번 비슷한 연예인을 통해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달되는 것에 이미 지루함과 실증을 느꼈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광고나 마케팅을 원했기 때문에 거기에 기업들이 ‘세계관’ 방식으로 반응했다고 생각해요.


휴 (hugh)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결국 이런 게 아닐까요?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관’이라는 것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단지 ‘세계관’이라는 단어로 설명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세계관’, ‘세계관 마케팅’이라고 정의되고 나니 그 후에 마치 새로운 방식인 것처럼 주목받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내가 만들어 보고 싶은 세계관이 있다면?
휴(Hugh)

제가 일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세계관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잘하지는 않지만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와 가치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술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목표가 있는데, 그 브랜드에는 세계관을 꼭 만들어 적용시킬 계획입니다!


도밍고 (Domingo)

저는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산업 특성상 세계관을 접목시키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저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해서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 안에는 그냥 나, 일하는 나, 러닝 크루에서 활동하는 나 등 다양한 제가 존재해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열심히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클로이 (Chloe)

저는 만들어 보고 싶은 세계관이라기보다는 계속 필요성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현재 저희 브랜드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하며 '삶'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요. 막상 ‘삶’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하니 삶에 대한 ‘서사’와 ‘그 서사 간의 연결’을 빼놓을 수 없더라고요. 결국 ‘서사 간의 연결’이 세계관을 의미하잖아요. 그래서 매일 팀원들과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세계관은 항상 생각은 하고 있지만... 세계관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만 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 생각 속에만 존재하고 있어요ㅎㅎㅎ



저희는 여러분만의 유니버스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

At the corner에서는 아주 작은 인사이트도 함께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새 멤버를 기다리고 있으니

66minjing@gmail.com로 연락 주세요!




클로이 Chloe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득한 보부상 마케터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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