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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t the corner

014 하늘 아래 같은 컬러 마케팅은 없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 컬러의 힘

by 보부상 클로이


올해 유난히 주변에서 보라색을 많이 접하는 것 같다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2022년,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가 신비롭다 못해 미묘함까지 느끼게 하는 보라색인 베리 페리거든요. 이처럼 미국 뉴저지 소재의 색상 전문 연구 및 개발 기업인 팬톤은 매년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고 있는데요. 올해의 컬러가 선정되면 패션과 뷰티 업계는 물론 다양한 업계에서 이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요. 컬러 하나에 이렇게 전 세계가 들썩이는 것을 보니 컬러의 힘, 왠지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색깔로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컬러 마케팅




좋아하는 컬러를 떠올려보세요

이상하게 정이 가는 컬러가 있나요


| 저는 회색을 되게 좋아해요. 약간 사람 성향도 반영하는 것 같은데,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색분자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제 주장이 엄청 강하긴 한데, 만약 저를 포함해서 3명이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 두 명이 반대 이야기를 하면 저는 둘 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 틀린 말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배경을 회색으로 쓰면 피사체 색이 다 잘 받아요. 그런 면에서도 모든 걸 되게 잘 수용할 수 있는 색깔이지 않나 싶어요.


클로이 | 이상한 게 평소에는 내가 무슨 컬러를 좋아하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가 지금 생각하려니까 갑자기 '내가 무슨 색을 좋아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서 수업 시간에 '너는 무슨 색깔을 좋아하니', '나는 이 색을 좋아해'라고 하면서 색깔을 배우거든요. 그때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했었어요. 빨간색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동방신기를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동방신기의 고유 색이 빨간색이었어요. 그때부터 쭉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나이가 들수록 초록색이나 하늘색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도밍고 | 저는 붉은 계열보다 푸른 계열을 좋아하는 편인데, 최애는 민트색이에요. 약간 두 가지 색이 섞여져서 만들어진 색 같기도 하고, 민트향이나 민트 맛을 좋아해서 익숙하기도 하고요. 근데 클로이처럼 저 역시 아이돌의 영향을 좀 받긴 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샤이니 음악을 되게 자주 접하고 즐겨 들었거든요. 샤이니의 고유 색은 '펄 아쿠아'라는 이름의 컬러지만, 지금 보니 민트랑 되게 비슷하더라고요.


image.png



어떤 브랜드와 제품이 떠오르나요

좋아하는 컬러로 생각해 보세요


클로이 | 레드를 떠올리면 딱 붉은 악마가 생각나요. 빨간색이 정말 쓰기 나름이잖아요. 어떤 때는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어떤 때는 되게 강렬하기도 하고요.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운 느낌도 줄 수 있어서 사용하기 어려운 색깔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더라고요.


도밍고 | 민트색 하면 다들 떠오르는 브랜드 있지 않나요? (저는 당연히 배민을 떠올릴 줄 알았는데요. 휴는 숨고와 와디즈를, 클로이는 에어서울과 니니즈 캐릭터인 죠르디를 바로 떠올리더라고요.) 허헛, 생각보다 민트색을 브랜드 컬러로 꽤 많이 하는군요. 이게 머릿속에 하나의 컬러와 하나의 브랜드가 한 번 매칭되면 다른 조합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 것 같아요.


| 맞아요. 저는 회색을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무채색 계열의 컬러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떠올려보니 노션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로고 자체에도 블랙이 들어가고요. 아, 어쩌면 제가 노션을 자주 사용해서일 수도 있겠네요.


img.png ⓒ Notion



컬러 마케팅을 정의한다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열쇠


도밍고 | 찾아보니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시각적인 효과가 거의 87%의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그래서 컬러 마케팅을 나름 정의를 해보자면 색깔로 어느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하게 하거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비슷한 말인 것 같은데, 결국 각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클로이 | 우리 제품과 비즈니스의 아이덴티티인 것 같아요. 예전 회사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이름과 로고, 컬러를 선정했었는데 확실히 컬러별로 우리 제품이 의미하거나 전달하는 느낌들이 완전 달라지더라고요.



인상 깊었던 컬러 마케팅

컬러의 힘은 꾸준함이자 섬세함에서 나온다


| 꽤 유명한 해외 사례로 프로덕트 레드라는 게 있어요. 기업들이 빨간색의 제품을 출시해서 판매를 하고, 해당 제품이 판매되면 판매가의 일부 금액이 에이즈 검사 및 치료를 위한 기금으로 전달되거든요. 대표적으로 애플이 프로덕트 레드를 가장 잘 참여하는 기업인데요.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색만 달라질 뿐 제품은 동일해요. 다만 컬러에 의미를 부여하고, CSR에 대한 이야기까지 연결하는 사례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www.red.org_partners_apple.png ⓒ (PRODUCT)RED x Apple


도밍고 | 애플 하니까 드는 생각인데, 요즘 애플이 아이폰을 한 템포 느리게 새로운 컬러를 계속 출시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그린 색상의 아이폰 13 시리즈를 출시했고요. 이게 사실 삼성이 예전부터 해오던 거긴 한데, 컬러 마케팅을 최근에 가장 쉽게 접했던 사례인 것 같아요.



컬러 마케팅을 하기 전에

생각하거나 주의해야 할 점


클로이 |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빨간색을 떠올릴 때 꼭 우리 브랜드를 떠올려주세요!" 억지스럽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가 노란색으로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으로 스며든 것처럼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컬러가 어우러져야 된다고 봐요.


도밍고 |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컬러 마케팅을 할 때 리서치를 꼼꼼히 하는 작업이 필요할 듯해요. 특히 동종 업계에 동일한 컬러를 쓰고 있는 곳이 없는지 잘 체크하는 과정은 필수라고 봐요.



무채색 브랜드에 컬러를 부여한다면

물론 무채색을 선택한 이유는 있겠지만..


| 우버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사용하거든요. 근데 조금 더 산뜻한 컬러로 포인트를 줘도 좋을 것 같아요. 이름도 약간 '우버'라고 하니까 가벼운 느낌이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타다도 그렇고 모빌리티 회사들이 왜 다들 대체로 어두운 톤을 쓰는지 모르겠네요.


도밍고 | 제 추측이지만, 약간 안정감을 주려고 무거운 컬러를 선택하는 걸 수도 있겠네요.


클로이 | 방금 제가 사용하는 앱을 쫙 봤는데, 저는 퍼블리에게 색깔을 좀 주고 싶어요. 퍼블리는 우버와 반대로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적혀있거든요. 조금 더 쨍한 컬러를 사용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퍼블리가 포지셔닝 하고 싶은 게 '직장인을 위한 가이드북' 같은 이미지잖아요. 일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그래서 갑자기 드는 생각으로 수학의 정석 같이 좀 더 컬러풀하게 컬러를 사용하면 어떨까 해요.






도밍고 Domingo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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