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서점에 갔는데 어느 작가분께서 저자 사인회를 하고 계셨어요. 그 모습을 쭉 지켜보다 엣더코너 멤버들과 '마케터의 글쓰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직장인에게 '글쓰기'란 협업을 할때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고객을 설득할 때도 기본이자 필수이죠.
팀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는 지,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한 줄짜리 카피부터 긴 글까지 모두 해당한다는 것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은 업무적 또는개인적으로 긴 글을 얼마나 자주 쓰나요?
휴
거의 매일 쓰죠. 기획안부터 시작해서 콘텐츠나 업무에 대한 피드백, 제가 직접 쓰는 블로그 콘텐츠까지 거의 매일 쓰는 것 같아요.
도밍고
저희 업무 특성상 기획안이나 메일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내부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종종 긴 글을 써요. 개인적으로는 브런치나 인스타그램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쓰는 편이에요.
글이 잘써지는 상황이나 환경이 있나요?
도밍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데드라인이 코 앞에 있을 때 글이 제일 잘 써져요. 글의 퀄리티를 떠나서 생각과 손이 동기화 되는 순간이죠.
개인적인 글은 특히 카페에서 잘 써져요. 저한테 카페는 시선을 살짝 옮겨서 잠깐 딴 짓하고 다시 자연스럽게 제가 하는 일로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이라서 혼자 집에 있을 때보다 핸드폰도 덜보고 집중도 더 잘 돼요.
휴
저도 도밍고과 비슷한 생각이에요. 저는 이걸 스스로 '고라니 업무법'이라고 불러요. 호랑이에게 쫒기는 고라니의 심정이라고 생각하면 극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해낼 수 있어요. 학교다닐때는 이 방법을 '고라니 학습법'이라 불렀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고라니 업무법'이라고 불러요.
그리고 업무 상으로 제가 원하는 것이 굉장히 명확할 때 글이 잘써져요.
클로이
저도 마찬가지로 마감에 임박했을 때 가장 집중력이 발휘 되면서 글이 가장 잘써져요. 환경적으로는 혼자 있는 공간이 좋고, 혼자 있을 수 없다면 노이즈 캔슬링으로 귀를 막고 마치 혼자 있는 환경을 만들어요. 그 환경이 만들어져야 집중이 잘 되고 글도 잘 써져요.
글을 쓸 때 나만의 철학이나 방식, 습관이 있나요?
휴
글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먼저 봐요. 그리고 글의 기승전결이나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한 문장으로 만든 다음에 그 내용을 글로 옮기는 방법으로 글을 써요. 그리고 제가 쓴 글을 읽는 사람이 굉장히 편안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헤서 불편한 주제더라도 편안하게 읽는 것에 중점을 두고 글을 써요.
도밍고
저는 머리에 있는 내용들을 우선 다 적으면서 털어내고 시작해요. 그리고 내용에 맞게 재배열하거나 에디팅을 해요.
클로이
글을 쓰기 전에 문장 또는 단어로 개요를 먼저 작성해요. 그 개요는 보통 노트에 손글씨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 그렇게 시작해야 글이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손글씨로 개요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게 습관이 되었어요.
글쓰기를 할 때 글이 잘 써지 않거나 막힐 때 어떻게 행동하나요?
도밍고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면 그동안 작성한 내용을 모두 지우고 아예 새로 시작해요.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서 새롭게 쓰다보면 오히려 글도 잘써지고 이전에 썼던 글도 적재적소에서 배치해 활용할 수 있어요.
클로이
저는 글 쓰다가 막히면 막힌 부분은 그대로 둔 채로 다른 단락 부분의 글을 써봐요. 그래도 잘 써지지 않는다면 도밍고처럼 아예 내용을 지우고 새롭게 다시 작성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 리프레시가 되어 오히려 더 잘써져요.
내가 쓴 글에서 필요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요?
휴
어려운 주제라도 편안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쓰다보니, 늘 글에 감성과 감정이 많이 들어가요. 이러한 부분이 어떤 글에서는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팩트를 강조해야하는 글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팩트에 기반한 드라이한 글을 써야할 때는 쓰기 전에 칼럼 같은 종류의 글을 많이 보려고 해요.
클로이
저는 오히려 글이 너무 건조한 스타일이에요. 글을 쓸 때 수식어나 미사여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글에 감정이 별로 담기지 않아요. 수식어 없이 담백한 문장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오히려 감성이 필요한 텍스트를 써야 할 때 조금 힘들어요. 그래서 소설책을 일부러라도 많이 읽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도밍고
저는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작성 한 후에 내용 배치를 에디팅 하는 스타일이다보니 글이 끝날 듯 안 끝나는, 열린 결말로 써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마케터로서 좋은 글쓰기란?
휴
돈이 되는 글쓰기가 마케터에게 제일 좋은 글쓰기죠. 그 이상 그 이하도 그만큼 중요한 건 없어요.
도밍고
고객과 같이 읽는 사람에 몰입하고 집중해서 작성한 글이 좋은 글쓰기라고 생각해요. 고객에게 150% 빠지고 몰입해서 작성한다면 고객도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쉽고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클로이
도밍고와 비슷한 관점으로 고객 또는 소비자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마케터로서 가장 좋은 글쓰기 라고 생각해요.
종합해보면, 고객을 명확하게 노려서 글을 쓰고, 그 글을 통해 공감을 얻고, 그게 결국 돈이 되게 하는 구조가 마케터에게 가장 좋은 글쓰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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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Chloe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득한 보부상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