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2024년 4월 27일 유성
유성 온천로 1km 구간에 눈이 덮인 것처럼 이팝나무꽃이 피었다.
까마득하게 높던 보릿고개 무렵. 이 꽃이 피면 쌀밥이 소복하게 담겨있는 것 같아 이팝나무라고 불렀다.
입쌀은 하얀 쌀을 뜻한다. 입쌀밥은 이밥이라고 하고 → 이밥나무 → 이팝나무
이팝나무 아래 꽃밭
큰맘 먹고 유성 족욕장을 찾았다.
족욕장 근처 설치물이 고층 건물과 잘 어울린다.
무료 주차가 힘들어 몇 바퀴 돌았지만
패랭이꽃이 활짝 웃어 짜증이 사라졌다.
이팝나무 꽃그늘 아래 맑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갔다. 밀린 숙제를 하며 30분 정도 지나니까 목과 등에서 축축하게 땀이 배어 나왔다. 족욕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가 보다. 뜨겁다 싶으면 면 얼른 발을 들어 식히기를 1시간 넘게 반복했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땀을 식혀주는 솔바람이 불어 더없이 상쾌했다.
봐도 봐도 예쁜 꽃길!
혼자 보기 아까워 누구와 또 올까
궁리하며 유성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