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동훈 Dec 07. 2023

스트레스는 공부에 부정적이기만 할까?

 바쁜 현대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를 하나 꼽자면 아마 스트레스일 것이다.


직장 스트레스, 학업스트레스, 업무 스트레스, 상사 스트레스


우리는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상상만 해도 나쁘다, 안좋다, 짜증난다 하는 거부 반응부터 보이게 된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라서 아이들은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누군가 꺼내기 시작하면 표정부터 일그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사실 단어 자체의 뜻은 나쁘지 않다. 스트레스의 정의를 찾아보면  외부적인 요인 또는 내부적인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서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인체 반응은 본디 초기 인류 생존에 도움 되는 것들이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체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소화연동을 중지하고 신체말단에 혈액을 돌리며 뇌하수체가 활성화되어 신체를 긴박한 활동에 적합하도록 준비시킨다.


이는 과거의 스트레스 상황, 즉 맹수와 대치했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사람의 생존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장 눈앞에 맹수가 나타났는데 느긋하게 소화기관에 혈액을 돌리는 것보단 소화를 늦추더라도 신체 말단에 혈액을 돌려 단기간에 힘을 분비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던 것이다.


실제 우리는 공부를 할 때도 멍한 상태에 있는 것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때 공부가 잘되는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그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침대에 누워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감을 유지한 채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이다.(-약간의 스트레스 유지 상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의 저자 제레드 쿠니 호바스에 따르면 실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기억력과 학습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보통 스트레스가 시작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파괴 호르몬)이 뉴런을 공격하는데 이에 편도체는 아크 단백질(세포 골격 형성 단백질)을 분비하여 코르티솔과 싸우게 한다. 한편 아크 단백질은 코르티솔과 싸우는 과정에서 섬유아 세포성장인자(FGF2, 새로운 뉴런 생성 인자)를 계속 방출하는데 이는 이전보다 더 두텁고 강한 뉴런을 새로 만들어낸다.


이는 인체로 따지자면 강한 운동을 통해 기존 근육을 파괴하여 더 탄탄하고 새로운 근육을 생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식물로 따지자면 가지치기를 통해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공부를 할 때도 뇌에 어느 정도의 자극(일정한 스트레스)을 주어야 집중력이 생기고 기억력과 학습력도 향상되는 것이다.


물론 지나치거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어떻게든 몸에 해롭다. 누적된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다량 분비시켜 뇌의 뉴런과 해마를 심하게 파괴할 뿐만 아니라 아크단백질과 FGF2도 무력하게 만든다. 이럴 경우에는 기억력마저 쇠퇴하여 과거의 기억마저 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가지치기하라고 가위를 줬더니 식물의 줄기 뿐만 아니라 아예 식물 몸통까지 싹둑 잘라 버리는 꼴이 된 것이다. 우리가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라고 판단될 때는 무조건 쉬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키스-도슨 법칙 : 일정 부분의 각성(스트레스)는 학습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위해서 일이나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존재다. 하지만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그렇다고 아무런 자극이 없으면(그냥 휴먼상태로 머물러 있으면) 공부나 업무 성과는 제로가 된다. 이는 늘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피엔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본인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스트레스나 자극은 우리 인간의 가치(기질)실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스트레스를 너무 미워하지 말자 !  


 






    

매거진의 이전글 어떻게 공부하는게 가장 기억에 잘 남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