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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리한 호구 Jul 15. 2023

인간냄새 나는 따뜻한 쓰레드

 최근 많은 사람들이 쓰레드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쓰레드 오픈한 날 신기한 마음에 뛰어들게 되었죠. 처음엔 다들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여기는 뭘 하는 곳이지? 뭘 해야 하지..? 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하나둘 인스타에서 꺼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들을 꺼내 놓게 되었죠. 행복하고 예쁜 모습만 올리는 인스타의 대항마로 망가진 모습을 올리는 곳이 되었고, 여기서 이쁜 모습을 올리면 기만이라며 질타아닌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다들 자기의 색깔을 띄며 올리게 된 것 같지만, 여전히 인스타 보다는 text 위주로 자유롭게 자신의 사소한 일들까지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쓰레드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반말 문화이죠. 서로에게 존댓말 보다는 반말로 이야기하며 소통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참 마음에 드는 문화이고요. 반말이라는 것..어찌보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아니면 나이 많은 사람한테 반말이라니 동방예의지국에서 이게 있을법한 일인가!! 하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이 반말이 참 좋습니다.  

 살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타이틀이, 예의바른 유교문화가 오히려 우리의 삶을 갉아 먹고 있지는 않았나 하고 말이죠. 물론 서로간에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것 중요합니다. 거기에 높임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죠. 하지만 다들 느끼실지 모르지만 높임말을 하는 순간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하죠. 우리는 나이가 많으면 당연히 더 지혜롭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나이가 어리면 아직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죠. 그래서 너무 쉽게 '나이도 어린게 뭘안다고..' 라며 어린 사람들의 말을 무시합니다. 그렇게 높임말을 통해 관계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꼰대라는 말이 있죠. 나이 많은 어른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며 말 하는 것 자체를 거부합니다. 그걸 또 어른들은 MZ라 그렇다며 흉을 보죠.. 저는 이게 지금까지 곪아 오던것이 드디어 터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전엔 정보를 얻으려면 어른들의 말을 들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니 어른들 말씀을 잘들으라는 것이 통용이 되었지만, 요즘은 인터넷등을 통해 아이들이 더 기술들을 잘 활용해서 아는 것이 많아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현 상태에서 눈을 돌린 채 자신의 말을 들으라 하면 잘못된 것을 강요하는 어른에게 반발심을 느끼고 꼰대라 부르며 소통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것이죠. 그것을 보고 싸가지 없다며 MZ 문화라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인터넷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에게 배울 것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전의 방식만 고수하는 어른들은 니가 몰라서 그렇다며 그 의견을 무시하곤 했죠. 부하직원에게 존댓말은 써왔지만 존중의 마음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쓰레드에서의 반말은 너무 좋은 환경이라고 느껴집니다. 특히나 누군가와 친구가 되기에 말이죠. 존중이라는 말로 거리를 두기 보다는 반말로 친근하게 다가가 나이 상관 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쓰레드의 친구들에게 하루가 마무리 될 때 짧은 편지를 쓰고 피드를 보다가 축하할 일을 같이 축하해주고 응원해주고 위로해줍니다. 반말로 친구에게 하듯이 말을 건넬때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습니다. "너는 왜 그렇게 말을 이쁘게 해?" 라는 말이죠. 그냥 친구에게 하듯이 축하하고 위로하고 응원했을 뿐인데 그 말들이 친근하고 이쁘게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찌보면 차가운 사이버 공간인 쓰레드가 친구를 만들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맺고 친구가 되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하루를 나누게 된다면 현실 공간보다 더 사람냄새나고 따뜻한 곳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이버에서의 관계는 다 가짜라고요? 현실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면 허상이라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요즘 현실에서 그렇게 따뜻한 말을 해주고 진심으로 해주는 응원의 말.. 들어본 적이 있나요? 현실에서 어려우니 쓰레드에서라도 느껴보자는 것이죠.. 

 쓰레드라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대화를 통해 감동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쓰레드에 글도 남기고 피드를 방문하며 응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쓰레드라는 공간을 사람냄새로 채우고 따뜻함으로 채워나가는 사람이 한사람 한사람 늘어간다면.. 그 여파가 결국 현실 세계까지 흘러 나와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쓰레드에서 친구들과 소통하고,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껍니다. 다들 친구가 되어서 서로를 위하는 삶, 따뜻한 관계를 느껴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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