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글은 23개. 이 중 2편의 글이 브런치 메인에 실렸고 2편의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갔다. 이 정도면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어깨를 으쓱일 정도는 되지 않나 생각한다.
브런치 메인에 실린 2편의 글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아래는 다음 메인에 실린 2편의 글 제목이다.
사실 내가 가진 콘텐츠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이 '공무원 경험담'이지만, 요즘은 공무원 의원면직자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읽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그 답은 역시 '어그로 끌기'였다.
만약 내가 위의 글들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면 어땠을까?
<회사에서 일하다 짜증났던 날>
<9급이 돈 모은 방법>
<성격 이상한 팀장 이야기>
<지금 다니는 회사의 좋은 점>
내가 썼지만, 제목만 봐도 지루하다. 특히나 브런치는 인터넷 기사 못지않게 독자들이 제목만 보고 글을 고르도록 큐레이션 되어있으니 제목부터 지루한 글이 사람들을 끌어당기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는 제목을 조금이라도 더 자극적이고 흥미롭게 만드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 효과는 제법 괜찮았다. 그러다 보니 왜 연예 뉴스란에 그토록 말도 안 되는 기사 제목이 많은지 기자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이 옳은 행위라는 뜻은 아니다.)
브런치는 어딘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에 나 또한 처음엔 얌전하고 고상한 제목을 지을까 했지만, 그런 글들이 다음과 브런치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어 보였다.
물론 가끔은 글의 본질보다 제목의 '어그로성'에 신경을 쓰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이 세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자를 유입시키는 게 최우선이라는 나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브런치 작가 도전 한 번만에 합격이 되었는데, 작가소개서도 어그로를 꽉꽉 채워 제출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합격의 비결이라 굳게 믿고있다.)
그러니 본인이 쓴 글이 읽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 그게 아무 죄 없는 타인을 비방한다거나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퍼뜨린다거나 하지 않는 선에서, 그러나 사람들이 제목을 보고 이게 대체 무슨 얘기인가 궁금해서 클릭을 하게 할 만큼 아슬아슬하게. 나는 조금 과장을 보태 이것이 디지털 매체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첫 번째 소양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어그로 끄는 방법을 연구한다.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이 나의 글을 한 문단이라도 읽고 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