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all witness" still.
"Witness Greatness"
"We are all witness"
이 문장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문장은 2005년 나이키에서 한 선수를 위해 만든 광고에서 나온 문장이다.
당시 2~3년차 선수에게 세계 1등 스포츠용품 나이키에서 직접 만들어온 광고이라면, 이 선수는 분명 엄청난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릴적 가난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
스카웃 제의를 받지 못한 가족같은 친구를 위해 스카웃 제의를 거절하고,
친구들과 인근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한 영화같은 스토리의 주인공.
NBA 정규시즌 MVP 4회, Final MVP 4회, 올림픽 금메달 등 압도적인 커리어를 보유함과 동시에 NBA 최고령자임에도 최정상 기량을 유지하는 그는 "The King", "The Chosen One" 르브론 제임스이다.
르브론은 역대급 드레프트라고 불리는 2003년 신인 드레프트 1순위로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입단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당시 드래프트 동기는 드웨이 웨이드, 카멜로 앤써니, 크리스 보쉬, 카일코버 등)
당시 동부 최하위 팀이었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연고지인 클리블랜드는 50년동안 미국 4대메이저 스포츠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여 "Loser city"라는 말을 듣고 있었다.
공업지대인 클리블랜드는 Small-Market으로 많은 슈퍼스타들이 오기 꺼려하는 도시 중 하나였기 때문에 슈퍼스타에 대한 갈망이 높은 도시에서 르브론은 한줄기의 빛이었다.
데뷔 첫해 그는 신인왕을 수상하고 데뷔 2년차부터 all-nba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06-07 시즌에는 동부의 전통강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역대급 원맨쇼 퍼포먼스로 이기면서 데뷔 4년차에 NBA 파이널에 진출한다. 물론 당시 최강 중 하나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4-0으로 스윕패를 당했지만 그의 시대가 온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인 팀 던컨은 파이널 이후 르브론에게 "곧 너의 시대가 올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게 높아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리픽에서 금메달, 2009년 NBA MVP 선정 등 그는 선수가 이룰 수 있는 모든것을 이뤘으나, 단 하나 nba 파이널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스몰마켓 구단의 한계로 당시 전통 명문구단인 보스턴의 Big 3에 대항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기에 르브론은 현재 상황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09-10시즌이 끝나고 FA를 획득한 르브론은 지상파 중계를 통해 "The Decision Show" 진행하여 본인의 재능을 South Beach(마이애미 히트)로 가지고 간다는 희대의 쇼를 통해서 이적을 하게 된다. 당시 마이애미 히트의 심장 드웨인 웨이드, 토론토의 자랑 크리스 보쉬와 Big 3를 구축하여 03년 드레프트 역대급 재능이 한 팀에 모이게 된다.
클리블랜드 전역은 그의 이적에 실망하고 그를 저주하기 시작하지만, 르브론은 10-14년까지 4번의 결승 진출과 2번의 파이널 우승, 2개의 Final MVP까지 수상하며 그의 커리어 최전성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르브론의 마음 한켠에는 고향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 미션을 완수해야 본인의 어깨도 가벼워지고, 신인때부터 본인을 서포트해준 고향 사람들을 배신한 자신에 대한 용서를 구할 수 있을것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신문사에 편지형식으로 클리블랜드로 돌아가서 우승을 하겠다는 진심어린 편지를 보내면서 클리블랜드로 복귀하게 된다. 그리고 15-16 시즌에 50년동안 우승하지 못한 클리블랜드 도시에 첫 우승을 가져다 준다.
당시 우승은 역대 최고의 파이널이라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혈투였다.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대 최고의 슈터 스테판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즈는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가 세운 정규시즌 최고 기록을 깨면서 2년연속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르브론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카이리 어빙, 케빈러브와 빅 3를 구축하면서 동부 컨퍼런스 우승하였지만 전력으로 열세인 상황이었다.
심지어 7전4승제인 파이널에서 첫 4경기 중 3경기를 골든스테이트에게 내주며 1승 3패라는 열세에 놓이게 된다. 역대 NBA 파이널에서 1승 3패인 팀이 경기를 뒤집은 전적은 없었기에 누구도 클리블랜드의 우승을 점치지 않았다. 하지만 르브론은 클리블랜드를 7차전까지 이끌고 가서 결국 우승을 시키게 된다. 도시의 우승 한을 풀어주며 그는 드디어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던 고향팀 우승을 이뤄낸다.
바닥에 엎드려 펑펑 울면서 그가 외친 말은 농구팬들이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Cleveland, This is for you!"
당시 7차전에서 이궈달라의 속공을 하프코트부터 달려와서 블락한 장면은 르브론 커리어 최고 하이라이트로 뽑히지만, 20년간 본 르브론의 수많은 플레이 중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플레이였다. 마치, 본인의 모든 노력, 경험, 승리에 대한 열망, 고향팬에 대한 사죄 등 복잡한 감정과 경쟁심을 모두 담은 듯하였다.
우승 이후, 그는 명문구단인 LA 레이커스로 이적하며 다시 한번 그곳에서 우승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바로 NBA 역대 누적 득점기록 순위 도전이었다. 결국 그는 2023년 2월 7일 카림 압둘자바가 보유한 NBA 역대 누적 득점기록을 넘어서 1등으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도 그는 현역이기에 이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40,000득점을 넘어서면서 그는 40,000 득점, 10,000어시스트, 10,000 리바운드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가 되면서 마이클 조던과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를 다투게 된다.
그리고 2024년, 르브론이 마지막 Last Dance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바로 2024년 파리올림픽 참가이다. 참가를 선언한 르브론을 필두로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란트 등 슈퍼스타들이 대거 참가하게 된다. 이변이 없는 한 미국 대표팀의 우승이 점쳐지며 르브론은 커리어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보인다.
나를 농구 Universe로 이끈 것은 슬램덩크와 아이버슨이었으나, 내가 NBA에 빠져서 농구를 손에서 놓치 못하게 만든 것은 르브론 제임스였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보던 내가 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르브론의 위대한 플레이를 직접 라이브로 봤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사회에서 일을 하다보면 너무 월등하게 잘나가는 분들이 계신다. 정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학벌과 굵직한 커리어를 가지시면서 지금의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완벽하게 해나가시는 분들을 볼 때 처음에는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서 업계에 내 이름 새겨봐야겠다"
하지만, 지금은 사뭇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초기에는 나도 저사람을 능가하고 싶다는 경쟁심이였다면, 지금은 능가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경쟁심이 아닌 뭔가 존중의 표시도 같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될것이지만, 저분은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먼저 보여주시니 이것도 참 감사할 일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정점에 선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 하지만, 그들은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르브론제임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데뷔때부터 역대급 재능, 제2의 마이클 조던, 선택받은 자 등 수많은 별명을 받으며 커리어 시작부터 엄청난 무게를 견뎌야 했었을 것이다.
또한, 마이클 조던 -> 코비 브라이언트 -> 르브론 제임스로 넘어가는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얼마나 많은 부담감을 가졌을 지는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하나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그들의 이름이 나온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보면 NBA 관련 콘텐츠에 르브론이 언급되지 않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르브론 욕이 될수도 있고 칭찬이 될수도 있고 하다못해 관련 없는 콘텐츠에도 그의 이름을 엮는 경우가 많다.
그럼 르브론이 은퇴하게 된다면, 과연 사람들은 어떤 반응일까? 안티든 팬이든 그의 은퇴는 많은 이슈를 불러올 것이다. 더이상 그에 대해서 얘기할 거리가 없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은 다른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시대의 아이콘 급의 선수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말로는, 르브론이 엄청난 선수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속해 있는 산업을 포함 어떤 곳이든 정점에 선 사람들을 보면 그냥 그 자체로 존중해주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정점에 섰다라는 말은 결국 이제 내려올 길밖에 없다는 것이고, 내려오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그 사람의 노력과 열정을 존중해준다면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르브론 제임스의 Last Dance를 응원하며. Appreciate the Greatness!)
(We are all witnesses st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