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멕시코 시티의 고고학 박물관. 정현우는 유리관 너머로 전시된 아즈텍 문명의 상징, ‘태양의 돌’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대한 원형 석판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고, 중앙의 얼굴은 신의 형상을 띠고 있었다. 현우는 숨을 멈춘 채 그 문양들을 하나하나 되새겼다.
“이건 단순한 예술이 아냐… 시간, 계절, 그리고 신의 흐름이 담긴 언어야.”
그는 손에 든 스케치북에 문양을 빠르게 그려내기 시작했다. 중앙의 태양신은 입에 칼을 물고 있었고, 주변을 감싸는 링들은 아즈텍의 다섯 태양 시대를 상징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건, 주변의 파도 같은 문양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뱀의 형상이었다.
박물관 학예사인 마르타가 다가왔다. “당신, 연구자입니까?”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대 문명의 공통 상징을 연구하고 있어요. 특히 해, 달, 뱀에 대해요.”
마르타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은 시점에 오셨군요. 며칠 후에 특별 전시가 있어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유물도 볼 수 있죠.”
그날 밤, 현우는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태양의 돌 도안을 다시 펼쳤다. 반복되는 상징들. 그것은 이집트의 우로보로스, 마야의 쿠쿨칸, 크메르의 나가와도 닮아 있었다.
“도대체 왜, 전혀 다른 문명들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그는 벽에 커다란 종이를 붙이고 그 위에 세계지도를 펼친다. 그리고 각 문명의 중심지에 작은 스티커를 붙인다. 멕시코, 과테말라, 이집트, 캄보디아, 인도, 그리고… 강릉.
중앙에는 ‘HELIOUS CODE’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신들은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잊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