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24화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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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는 화면 앞에서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 조각을 돌려놔.' 익명의 메일 제목이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무언의 위협처럼 다가왔다. 그는 메일을 열어보았다. 내용은 없었다. 단 한 줄의 텍스트도, 첨부파일도 없는 공백. 하지만 그 침묵이 말보다 무거웠다.

“누구지…?”

그는 메일 헤더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발신 IP는 암호화된 가상망을 통해 우회된 것이었고, 위치 추적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가 놀란 건 메일의 타임스탬프였다. 그것은 자신이 금속판을 최초로 사진 찍은 시간과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나를 감시하고 있었다는 건가?”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창문 커튼을 닫고, 노트북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였다. 그리고 문을 확인한 뒤 다시 노트북 앞으로 돌아왔다. 한 문장이 마음속을 맴돌았다.

‘이건 혼자 가질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후원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메일, 메신저, 전화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대신 짧은 자동응답 메시지가 돌아왔다. “접속 차단 중. 현장 보존을 우선합니다.”

외부의 차단. 그리고 내부의 침묵. 그는 점점 혼자 남겨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날 밤, 그는 금속판을 다시 꺼내 조명 아래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를 이대로 숨겨둘 수도, 돌려줄 수도 없어. 넌 이제… 열쇠니까.”

그는 다음 날, 고고학계의 소수 신뢰 인물 두 명에게 접촉했다. 그중 한 명은 국제 박물관 기획자, 다른 한 명은 천문고문을 겸하는 고대 문자 해독 전문가였다. 두 사람 모두 그 조각에 나타난 기호와 구조에 큰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문가들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와 유사한 금속 조각이 예전에 한 차례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독일 바이에른 주의 작은 수도원에서. 그리고… 곧 사라졌죠.”

“사라졌다고요?”

“공식적으로는 도난. 그러나 현장엔 아무런 침입 흔적도 없었어요. 그날 밤, 수도원장은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정현우는 다시 조각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담고 있는 진실의 무게가 점점 현실을 눌러오고 있었다.

“이 조각을 지키는 자들이 있다면,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도 분명히 있다는 뜻이야.”

그는 침착하게 노트북을 열고 금속판의 상세 구조를 3D 스캔으로 복제해 외부 서버에 백업했다. 여러 개의 안전 복사본을 만들어 다른 나라의 온라인 보관소에 저장하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준비됐다. 이제, 그들이 나를 찾아오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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